2025년 2월 9일 제59회 슈퍼볼이 펼쳐졌다. 슈퍼볼은 이미 2회 연속 슈퍼볼 승리를 한 Kansas City Chiefs와 강한 팀이지만 올라올 때마다 underdog으로 평가받는 Philadelphia Eagles가 맞붙게 되었다. 많은 관심이 양 팀의 쿼터백인 Patric Mahomes와 Jalen Hurts에게 쏠려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못지않게 관심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양 팀의 수비였다.
Chiefs의 수비 코디네이터(DC; Defensive Coordinator) Steve Spagnuolo는 쿼터백 프레셔에 일가견이 있는 코치이다. 과거 New York Giants가 Super Bowl XLII을 우승할 때 무서운 D line 조합으로 New England Patriots를 상대로 5개의 sack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그리고 Houston Texans도 이번 시즌 두 번의 맞대결에서 Chiefs의 블리츠에 철저하게 파괴당했다. 특히나 3rd down에서 시행하는 5 man 이상의 pressure가 압권이었다.
한편 Eagles의 수비 코디네이터는 Vic Fangio 이다. Vic Fangio도 현대 수비에서 빼두고 말할 수 없는 코치이다. 세이프티를 한 명만 두는 single high coverage (Middle of the Field Closed)가 만연한 리그에서 세이프티를 두 명을 두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Double High coverage (Middle of the Field Open) 수비를 운영하는 철학을 보여준 코디네이터이다.
그래서 리그에서 잔뼈가 굵다고 하기엔 너무 평가절하를 하는 것 같지만, 뛰어난 두 수비 코디네이터가 어떻게 경기를 준비를 했을지가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하였다.
리그 수준급으로 평가받는 Eagles의 O Line이 과연 Chiefs의 프레셔를 어떻게 막을지, 거꾸로 1라운드가 다수 포진한 Eagles의 D line을 약하다고 평가받는 Chiefs가 어떻게 막아낼지가 지켜봐야 할 요소였다. 또한 Chiefs는 올시즌 부상에서 돌아와 만개한 기량을 보여주는 Eagles의 RB Barkely를 막는 것이 중요했고, Ealges에서는 어떻게든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Mahomes를 막는 것이 중요했다. (개인적으로 Mahomes의 scramble 능력은 상당히 저평가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대치를 가지고 이번 Super Bowl을 보았고, 짧은 식견이지만 주요한 요소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Eagles의 수비
이번 슈퍼볼에서 가장 놀라움을 자아낸 것은 그 무엇보다도 Eagles의 수비이다. 왜냐하면 단 한 번의 Blitz (5명 이상의 선수를 프레셔에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도 않고 Chiefs의 오팬스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막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블리츠를 사용하지 않는 DC라고 할지라도 경기에서 블리츠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리그 최상급의 쿼터백인 Mahomes를 상대로는 더욱 상상하기 힘들다. 거기다 Vic Fangio는 수비의 커버리지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았다. 역시 수비는 execution이 전부다(It is all about EXECUTION)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https://x.com/CoachDanCasey/status/1873567191821684766
Eagles의 수비는 언제 봐도 항상 4명의 DL을 두고 두 명의 Safety를 두는 Double High (Middle of the Field Open)구조 였다.
Eagles는 Cover 4 Match Quarters를 수비의 기본으로 했다. 양쪽의 코너백은 MOD tech으로 #1리시버를 수비한다. (MOD; Man Out & Deep 또는 Man on Demand. #1 리시버가 deep, out route이면 수비를 한다. 다시 말해서 #1 리시버가 Short under route가 아니면 수비를 한다.) 두 명의 세이프티는 2-to-1으로 수비를 한다. (#2번, #1번 리시버 순으로 보면서 수비를 한다. #2 리시버가 vertical route이면 수비를 하고, #2 리시버가 vertical route가 아니면 #1 리시버를 수비한다.)
Eagles에서 가장 특징적이었던 부분은 리시버를 한 쪽에 3명을 몰아넣는 trips를 상대로 할 때의 모습이다. Trips formation에서 가장 위협적으로 보이는 것은 리시버가 많아 보이는 쪽이지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쪽은 Single receiver 또는 가장 안쪽의 #3 리시버이다. 특히나 Chiefs에는 리시버보다도 위협적인 TE Kelce가 있다. 그래서 Eagles는 Cover 4 Match Quarters를 사용하면서도 backside Safety를 frontside 수비에 참여시키는 (Vic Fangio 용어로) TRIX coverage를 많이 사용하였다. (다른 코칭 트리에서는 Solo, Steal 등으로도 불린다.)
두 경우 모두 Trips side 반대편의 backside safety가 trips side로 들어와서 플레이를 한다. 이렇게 하면 #3 리시버를 backside가 들어와서 막아줄 수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3 리시버를 대부분은 라인베커 타입의 선수가 막아야 하는데 수비 입장에서는 매우 뛰어난 수준의 라인베커가 아니라면 리시버를 막게 두기 힘들기 때문에 반대편 safety를 끌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런데 safety가 원래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를 버리고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backside 수비는 모두 man-to-man 수비를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각 경우의 두 번째 사진을 보면 리시버를 수비가 1대 1로 막고 있다.
다음은 Cover 4의 친척뻘?이라고 할 수 있는 Cover 6이다. 양쪽의 수비를 다르게 운영하는 Split field coverage의 일종으로 한 쪽은 Cover 4를 운영하고 반대편은 Cover 2를 운영하는 것이다. (Cover 6는 다른 코칭 트리에서는 quarter-quarter-half라고 불리기도 한다. 추가적으로 Cover 4를 어디에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Strong side에 cover 4를 두면 Cover 6, 반대로 Weak side에 Cover 4를 두면 Cover 9으로 더 구분해서 부르기도 한다. )
사진을 보면 위쪽은 기존의 Cover 4 match coverage를 하고, 아래쪽은 Cover 2를 한다. Cover 2라는 것은 코너백이 스냅 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flat zone을 수비하고, 세이프티가 deep half를 막기 위해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Fangio는 특히 경기 후반에 여기서 한 번 더 변화를 준다. 스냅 전에 Cover 4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두 명의 세이프티 중에 한 명을 아래로 내려서 스냅 후에는 Cover 3로 변화하게 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래도 가장 큰 이유는 두 명의 세이프티 사이 공간을 공격이 공략하려고 하기 때문에 덫을 설치해 두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세이프티를 두 명 두는 Middle of the Field Open의 약점은 두 세이프티 사이의 공간이다.
위의 사진처럼 두 명의 세이프티 중에 한 명이 경기장 가운데를 막고 나머지 DB들이 Cover 3 형식으로 수비를 한다. 다음 사진을 보면 리시버들이 경기장 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Eagles는 MOFO (Middle of the Field Open) 구조에서 스냅 후에 Cover 3 (MOFC; Middle of the Field Closed의 일종)으로 변경한다. Cover 3의 가장 약점은 Flat zone이다. 왜냐하면 코너백은 뒤로 빠지고 Flat zone을 막아야 하는 라인베커는 안에서 밖으로 긴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의 경우 첫 번째 사진) 그래서 Chiefs는 이 공간을 공략하지만 경기 후반 마음이 급한 Chiefs에게는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Eagles가 Zone coverage만 수비한 것은 아니다. 위의 경우처럼 맨투맨 수비도 사용했다. 하지만 MOFO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같았다. 특히 세이프티가 내려와서 Chiefs에서 가장 위협적인 Kelce에 대해서 bracket coverage를 사용한다.
수비 구조에 따라서 자연스럽게든, 작전 상으로든 Kelce에 대한 bracket coverage는 자주 발생하였고 Kelce를 침묵하게 만들었다. 특히 경기 후반 안 풀리는 경기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사를 찾기 마련인데, 이 때 Eagles는 Kelce에 대한 bracket을 더 많이 사용하였다.
다음으로 간단히 말할 것은 Eagles의 Front 4이다. 이 경기에서 Ealges는 5명 이상의 프레셔 없이도 sack을 대량 생산했다. 압도적인 Front 4의 위력이 도와준 경기였다.
Sack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다양했다. 일대일로 개인 기량에서 이겨서 sack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위의 경우처럼 간단한 stunt만으로도 sack을 만들어냈다. 양쪽의 DT는 센터를 두고 각각 좌우로 들어간다. 센터는 자신의 뒷공간을 넓게 둘 수밖에 없고 스턴트해서 들어가는 DE가 흘러나오는 쿼터백을 잡는다.
이번 슈퍼볼의 Eagles의 수비는 정말 수비의 근본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개인 기량과 정확한 역할 수행이다. 아무리 백전노장의 엔디 리드와 리그 최상급의 쿼터백 마홈스도 이런 기본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화려한 공격을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수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우 만족하고 감탄했을 경기였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Eagles의 수비 정도로 마무리를 짓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남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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