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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입문

미식축구는 어떤 스포츠일까...

by JHTexans 2025. 3. 7.

슈퍼볼이 끝난 지도 어느새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개인적으로 이번 슈퍼볼은 미식축구 운영의 측면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나는 슈퍼볼에서 오직 미식축구에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하프타임쇼는 보지 않았다. 하프타임 쇼를 보는 시간에 점심을 얼른 먹고 후반전을 보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대중들 사이에서 회자가 되는 것은 슈퍼볼 경기보다는 켄드릭 라마의 하프타임쇼였다. 켄드릭 라마의 C-walk 춤과 미국의 현실을 은유하는 무대 그리고 드레이크를 디스 하는 곡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경기 내용이 관심을 받아쓰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미식축구와 관련된 내용들이 회자된다면 환영이다. 그렇기 때문에 켄드릭 라마의 하프타임 쇼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쿠팡에서 F1을 중계하는 윤재수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에서 F1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모든 것은 환영이라고 자주 말씀하시는데, 나도 어떤 경로든 미식축구에 관심을 가질 수만 있다면 환영이다. 

 

조증 뒤에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슈퍼볼이 끝난 미식축구 시즌도 마찬가지다. 슈퍼볼이 있는 2월이 지나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는 8월 전까지는 긴 침체기이다. 이 시기가 미식축구 팬들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이다. 중간에 FA로 새로운 선수들이 이동을 하기도 하고 신입 선수들을 뽑는 드래프트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매주 있던 경기가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분명 지루하다. 특히나 나는 그동안 대부분 내가 응원하는 Houston Texans의 경기 리뷰를 작성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는 내가 글을 쓸 글감도 없거니와 글을 쓸 동력이 떨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나름의 슈퍼볼 리뷰를 올린 뒤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래서 나에게는 지속적으로 글을 작성할 껀덕지와 동기 부여가 필요하였다.

 

하루 5명도 방문하지 않는 날이 대부분인 나의 구멍가게 수준인 미식축구 블로그를 누가 기다린다고 글을 쓸 동기가 부족하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숫자는 아닐 수 있지만 내 블로그의 유입통계를 보면 나의 구멍가게로 유입되는 많은 경우는 내가 예전에 작성한 미식축구 보는 법 또는 포지션에 대한 글들이었다. 정말 미식축구란 무엇인지 그리고 다른 스포츠에서는 찾을 수 없는 포지션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신 분들이 많다?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앞으로 작성하려고 하는 몇 개의 글들이 미식축구가 뭔데? 왜 그렇게 사람들이 찾아보는데?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 글에서는 미식축구의 전체적인 모습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미식축구는 직선으로 움직이는 스포츠이다. 

승리가 목적이 아닌 스포츠는 없다. 미식축구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승리를 하는 방식과 규정이 다른 스포츠들과 다를 뿐이다. 미식축구는 120 yards (약 110m) x 53.3 yrads (49 m)의 직사각형의 경기장에서 이루어진다. 미식축구 경기장은 특이하게 10 야드마다 구분선이 있다. 그래서 공중에서 보았을 때 경기장이 마치 고기를 굽는 석쇠처럼 생겼다고 해서 gridiron으로 부르기도 한다. 경기장 양쪽 끝의 10야드 너비의 터치다운 존을 제외하면 100야드의 공간 안에서 플레이가 이루어진다. 100야드 길이의 석쇠처럼 생긴 경기장에서 양 팀 11 명의 선수가 나와서 치열한 경기를 펼친다. 

양 팀은 승리를 하기 위하여 가능한 득점을 많이 내려고 한다. 미식축구의 득점은 다른 스포츠들과는 조금 다르다. 축구와 농구, 핸드볼 같은 경우는 골대에 공을 넣어서 득점을 한다. 반면에 야구는 선수가 홈플레이트로 들어오면 득점을 한다. 미식축구는 공을 들고 있는 선수가 터치다운 존이라는 경기장 양 끝의 구역에 들어가야 점수가 인정이 된다. 터치다운 존이라는 10야드 너비의 구역에 들어가기 위해서 공격은 전진하고 수비는 전진을 막는다. 그래서 미식축구 경기는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를 반복한다. 

축구는 공을 돌려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생긴 공간들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미식축구는 선수들의 배치와 움직임으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공을 보내는 방식을 운영된다. 미식축구는 전체적으로 앞뒤로 움직이고, 선수들의 배치와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을 통해 공을 보낸다는 것을 이해를 한다면, 미식축구를 보고 산적 같은 것들이 뭐 하는 거야? 하는 의문은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식축구는 턴제 게임이다. 

미식축구를 처음 보는 사람이 가장 궁금한 것은 경기가 왜 이렇게 자주 끊기냐 하는 부분일 것이다. 아마도 미식축구란 이름에 "축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축구를 보는 관점에서 미식축구를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생긴 의문일 것이다. 축구는 전후반이 나뉘어있긴 하지만 45분을 끊김 없이 움직이는 스포츠이다. 하지만 미식축구는 축구와는 전혀 다르게 운영된다. 매번 공격마다 끊어서 가는 것은 야구를 닮았고, 4 쿼터로 운영하는 것은 농구를 닮았다. (사실 농구가 미식축구를 실내에서 하기 위해서 고안된 스포츠이기 때문에 미식축구가 농구를 닮았다는 것은 잘못된 비유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농구가 미식축구보다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런 표현을 사용하였다.) 

어느 선조의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American football부터 이미 잘못된 이름이고, 이를 그대로 번역한 우리 선조들은 억울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미식축구는 축구를 생각하고 바라보면 안 된다. 

미식축구를 다른 스포츠를 기본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가장 비슷한 스포츠는 럭비이지만 내가 럭비에 대한 지식이 미천하여 차마 비교를 할 수 없다. 차라리 미식축구를 카드 게임으로 생각하는 편이 미식축구라는 스포츠를 이해하는 데 더욱 적합하다. 카드게임을 할 때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가 어떤 카드를 들고 있을지 알 수 없다. 미식축구도 마찬가지이다. 매번 상대팀이 어떤 작전을 들고 나올지 알 수 없다. 카드게임에서 상대방이 들고 있을 카드 조합의 확률을 생각해서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미식축구도 상대방이 지금까지 해왔던 작전들과 경기장에 올라와있는 선수들의 구성을 중심으로 상대방이 어떤 작전을 할지 예상을 하고 플레이를 한다. 마치 매번 자신의 카드 덱에서 하나씩 꺼내서 승부를 내는 것과 같다. 매 턴마다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를 예측해서 내가 상대방을 공략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 카드를 내야 한다. (유희왕이나 포켓몬스터 카드 게임과 방식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카드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를 안다면, 사람들이 왜 미식축구를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서로 카드를 까보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미식축구의 큰 재미 중에 하나이다. 

 

미식축구는 분업화된 스포츠이다. 

축구는 한 팀의 공격수와 수비수가 모두 같이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한다. 수비 상황에서는 공격수도 수비를 어느 정도 해줘야 하고, 공격 상황에서는 수비수도 공격에 어느 정도 가담을 해야 한다.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따로 활동을 하지만 선수들이 바뀌지는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다르지만 투수를 제외하고는 타자들이 외야도, 내야도, 포수도 한다. 하지만 미식축구에서는 프로를 기준으로 보면 공격과 수비가 전혀 다른 선수들로 구성된다. 그만큼 분업이 되어 있는 스포츠이다. 공격과 수비는 더욱 세분화되어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미식축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서로 완벽히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기계의 각 기어들이 모양에 따라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것처럼 미식축구도 각 선수의 포지션에 따라 요구하는 모양(신체조건)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다. 그래서 각각의 선수들이 어떤 포지션에서 뛰고 있으며, 각 포지션에서 필요한 역할들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사족이긴 하지만 이런 세분화된 스포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종종 포지션을 파괴한 하이브리드 선수들이다. 빠른 발을 가진 쿼터백, 리시빙을 리시버만큼 하는 타이트엔드, 패스 커버리지까지 되는 라인베커, 런 수비까지 되는 세이프티와 같은 선수들이 그 예들이다. 

 

미식축구에서 세분화는 선수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코치들도 모두 세분화되어 있다. 모든 스포츠가 각 포지션 별로 지정된 코치들이 있다. 하지만 미식축구에서 특이한 점은 총감독인 헤드코치 밑으로 공격을 담당하는 offensive coordinator, 수비를 담당하는 defensive coordinator라는 직책을 따로 둔다는 것이다. 팀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각각의 코디네이터들이 매번 작전을 정해서 하달하는 역할 (미식축구에서는 이를 play calling이라고 한다.)을 하기도 한다. 축구나 농구를 보면 경기 중에 화를 내거나 작전을 지시하는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식축구에서는 화를 내고 작전을 지시하는 사람은 감독뿐만이 아니다. 얼굴을 모두 가릴만한 코팅된 작전판을 들고 혹여나 자신의 입모양이 들킬까봐 입을 가리고 작전 지시를 내리는 코디네이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야구에서 주루 코치나 타격 코치가 비슷한가 싶지만, 미식축구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이런 코치들에 비해 그 역할이 훨씬 크다. 이렇게 공격과 수비 코디네이터까지 나뉘어서 각자 작전을 하달하는 이유는 공격과 수비의 작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전의 양이 매우 많다. 이 모든 것을 한 명이 다 하기에는 무리이기 때문에 코치마저도 세분화되어 운영이 되는 스포츠이다. 

 

정리를 하자면 미식축구는 역할이 철저히 분업화되어 있는 선수들과 코치들이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집단으로 움직이는 스포츠이다. 미식축구는 앞뒤로 움직이면서 득점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공을 들고 들어가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 매번 새로운 작전을 수행한다. 카드 게임에서 차례로 자신의 패를 까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카드 게임과 다른 점이라면 카드 게임은 수치화된 정보로 바로 승패가 결정된 지만 미식축구는 패를 까도 그 작전을 수행하는 선수들의 능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미식축구에 대해서 가장 처음 떠올리는 이미지는 아마 엄청난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일 것이다. 하지만 미식축구는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체능력, 운동능력만큼 어찌 보면 이런 능력보다 더욱더 지능이 필요한 스포츠이다. 미식축구도 다른 스포츠만큼 매우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글들이 미식축구를 처음 접하는 또는 더욱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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