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1일 개최된 Super bowl XLIII 에서 Steelers의 242lb(약 110kg)의 LB James Harrison이 interception 후 100 yard 터치다운을 한 것은 역사에 남을 장면 중 하나이다.
당시 71세 DC인 Dick LeBeau는 zone blitz를 좋아하기로 유명하였다. 상대편인 Cardinals의 Kurt Warner는 베테랑 QB으로 Steelers가 zone blitz를 자주 사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Harrison이 첫 스텝을 전진하는 것을 보고 blitz를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안쪽으로 뛰는 WR Anquan Boldin이 blitz 하는 Harrison이 비워 둔 자리로 들어가는 것을 알고 hot route에 공을 던졌다. 그렇지만 Harrison은 blitz를 하지 않고 원래 자신의 curl zone 지역으로 빠져서 interception을 했다. 잔뼈가 굵은 Warner도 Harrison의 움직임을 보지 못할 정도로 잘 수행된 작전이었다.
<James Harrison의 interception>
https://youtu.be/nUTXpxNA9BI?si=udgrn-zOKU50Ipsk
Blitz란
Blitz, 블리츠는 독일어로 번개를 뜻한다. 미식축구에서는 수비가 공격의 패스 시도를 방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보통은 5명 이상의 수비수로 QB을 압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수비는 DL을 3명 또는 4명을 세워서 OL과 싸우며 QB을 공략하는데 5명 이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DL을 추가해도 되지만 보통은 LB을 이선에서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2차 대전차대전 독일의 전격전을 독일어로 blitzkrieg라고 하는데, 미식축구에서 OL과 DL의 싸움을 trench battle (참호전)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참호를 가로질러 중심부(QB)에 직접 돌격하는 LB의 모양이 전격전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식축구로 돌아와서 blitz는 과거에 red dog으로 불렸고, 리시버를 막아야 할 선수를 빼와서 QB 압박에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high risk / high return 작전으로 인식되었다.
LeBeau의 수비를 보기 전에 시간 순서 상으로 Bill Arnsparger의 수비를 보아야 한다.
1975년부터 1995년까지 Miami Dolphins의 전설적인 감독 Don Shula에게는 Bill Arnsparger라는 DC가 있었다. Arnsparger는 1970년대 34 Defense를 기반으로 “No-name defense”라는 별명을 가진 수비를 이끌었다. 70년대 초반 Dolphins의 수비팀을 의미하는 No-Name defense는 당시 Dallas Cowboys의 감독 Tom Landry가 Dolphins의 수비에는 유명 선수가 없다는 의미로 부른 말이 시초가 되었다. 하지만 72년도 수비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내고, 내주지 않는 수비였다. 이런 수비는 전무후무한 정규시즌, 포스트 시즌 그리고 Super Bowl VII까지 승리하며 무패 우승에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NFL 100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100대 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이런 수비를 이끌었던 DC가 바로 Arnsparger였다.
<Don Shula의 72년도 Miami Dolphins 이야기>
https://youtu.be/-XH2CtYb2AY?si=yWtSVbUYUacBS6mt
Arnsparger는 수비에서 많은 부분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에 수비는 선수 교체를 하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선수교체가 이뤄지는 시점은 주전이 부상을 당해서 주전을 대신한 같은 포지션의 백업 선수가 들어가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Arnsparger는 등번호 53번의 선수인 Bob Matheson을 DE 대신에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hybrid LB로써 상황에 따라 투입하였다. (Bears의 46 Defense처럼 중요한 선수의 등번호로 수비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Arnsparger는 과감하게 DE를 빼고 LB type의 선수를 투입하여 수비의 전체적인 스피드를 추가하였고, 총 4명의 LB를 사용하여 누가 blitz를 들어올지 pass coverage로 빠질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의 그의 수비는 다양한 곳에서 압박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어디에서나 압박을 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압박을 한쪽에 몰아넣고 반대편은 오히려 다 pass coverage르로 보내 버리기도 하였다. 그래서 공격은 수비가 무엇을 할지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이런 다양한 조합의 수비는 공격이 스냅 하기 전까지 수비의 의도를 숨길 수 있어서 위력이 더욱 대단하였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rnsparger는 Scrimmage line에 box의 수비수 7명을 전부 몰아넣어서 더욱더 누가 압박을 들어올지 예상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DL 선수를 한 명 빼고 DL보다 빠른 LB를 투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움직임이었다. 이렇게 마치 당장이라도 돌격할 것처럼 라인에 붙였다가 pass coverage로 빠지는 LB의 움직임을 mug라고 하였다.
Arnsparger는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상황에 따른 선수 구성을 바꾸어 수비의 성격을 바꿀 수 있었고, LB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blitz를 운영했으며 LB의 위치를 바꾸어 공격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수비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그는 New York Giants의 감독으로 부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곧 다시 Dolphins의 DC로 돌아왔다. Arnsparger가 만든 80년대 Dolphins의 이름은 the Killer B’s라고 불렸다. (주요 선수들의 이름에 B가 들어가서 Killer B’s라고 불렸다. Bill Barnett, Bob Baumhauer, Lyle Blackwood, Kim Bokamper, Bob Brudzinski 등)
Arnsparger는 현대화된 zone blitz라고 부를 수 있는 새로운 blitz를 시도하였다. Fire zone이라고 불리는 작전은 한쪽은 hybrid DE를 pass rush를 시키고 반대편은 pass coverage로 빼는 방식이었다. 이런 작전들은 새로운 형태의 선수들인 다재다능한 hybrid player들의 급성장을 유도했다. 대표적인 선수로 Lawrence Taylor, Fred Dean, Charles Haley 등이 있다.
현대에 사용되는 많은 수비는 (43 Under front defense와 34 hybrid defense 등) 모두 70년대 Dolphins 수비에 기원을 둔다고도 할 수 있다. Arnsparger는 Dolphins에서 사용한 53 Defense(34 Defense의 변형)는 당시에 43 Defense가 주류였던 NFL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Dolphins의 수비가 대성공을 거둔 이후로 많은 팀이 34 Defense를 도입하였을 만큼 당시에도 현대에도 수비의 한 획을 그은 코치라고 할 수 있다.
80년대의 공격
기존의 수비는 blitz를 사용하는 경우 패스 수비를 하는 secondary들은 man defense를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었다. 패스 공격이 발달하기 전에는 패스는 주로 7 step drop back을 통해서 시도하는 long pass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수비에서는 zone defense가 잘 발달하지도 않았고, 긴 패스를 막기에 zone defense보다는 man defense가 더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man defense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비 선수가 공격 선수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였다.
다른 한편으론 패스 공격이 발달하기 전에는 3명 이상의 WR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수비수를 각각 man defense에 할당하면 LB 선수가 남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남은 LB를 blitz에 투입하게 되었다.
2024.01.09 - [미식축구/입문] - West Coast Offense(1)
패스에 대한 이런 수비의 움직임을 깨부순 것이 West Coast offense이다. Walsh의 시스템에는 hot route가 있었다. Hot read는 QB이 수비가 blitz를 하거나 WR가 상대편 수비수를 제압할 수 있는 일대일 상황인 (man-to-man) 경우에 QB이 봐야 하는 WR를 순서대로 보지 않고 (즉, progression을 하지 않고) 지정된 WR에게 빠른 타이밍에 패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West Coast Offense에는 작전마다 QB은 정해진 순서대로 WR를 보면서 열려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스냅을 하기 전에 또는 스냅을 받고 QB이 뒤로 빠지면서 수비의 움직임을 보고 blitz를 들어와서 빈 공간이 생기거나, 자신의 WR가 이길 수 있는 일대일 상황이 보이면 WR의 순서와 상관없이 패스를 던지는 효율적인 방식이 hot read 또는 hot route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패스에서는 pass protection에 투입되던 RB과 TE를 패스 작전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다보니 RB과 TE를 주로 막는 LB들이 패스 수비에 투입이 되게 되었지만, 그동안 런에 최우선을 두던 LB들은 패스 수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RB은 스피드로 LB을 괴롭혔고, TE는 pass protection에 참여하지 않고 LB가 blitz 한 빈 공간으로 들어가서 패스를 잡아내는 (hot route)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Walsh는 motion과 option rout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Motion은 우연히 TE가 자리를 잘못 섰다가 원래 자리로 옮기는 과정에서 상대편 수비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또한 motion을 하면, motion을 하는 공격 선수를 막는 수비 선수는 공격 선수의 뒤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고 공격 선수는 한걸음 앞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이득이 있었다. (이를 leverage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런 공격의 급격한 진화 덕분에 수비는 이에 대응해야 함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수비는 구조적으로도 구성적으로 변화가 필요하였다.
구성적으로는 전형적인 선수구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역할이 가능하고 특히나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로 변화가 일어났다.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
(2) https://en.wikipedia.org/wiki/1972_Miami_Dolphins_season
(3) Alexander, Cody. Hybrids: The Making of a Modern Defense. Kindle Edition.
(4) Brown, Chris B.. The Essential Smart Football. Booksurge. Kindle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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