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Defense

Buddy Ryan의 수비

1985년 Chicago Bears의 수비는 리그의 중심에 있었다. Bears에는 유명한 감독 Ditka와 공격에는 QB Jim McMahon, nose tackle에서 RB으로 전향한 William (the Refrigerator) Perry도 있었다. 또한 역사상 가장 뛰어난 RB 중 한 명인 Walter Payton도 있었다. 하지만 수비가 더 주목을 받았다. 85년 정규 시즌에 15승 1패를 하였고, 16번의 게임에서 11번은 10점 이하의 점수만을 내주었다. 포스트시즌에는 더 대단했는데, New York Giants를 21-0, Los Angeles Rams를 24-0으로 이겼다. 두 팀은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한 Chicago의 Soldier Field에서 경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두 팀 합쳐서 311야드와 총 4개의 turnover를 기록했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Bears 수비의 성공에는 51세의 James David (Buddy) Ryan이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국전쟁에 참여했다가 현재의 Oklahoma State인 Oklahoma A&M에서 라인맨으로 뛰었다. 이후 그는 여러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감독을 하였다.

그의 NFL에서 첫 직장은 New York Jets 였다. Jets에서 DC를 했고, Super Bowl III에서 Colts를 16-7로 이기는데 일조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에는 그의 수비는 그리 창의적이지 못 했다. 거의 DL은 4명을 두고 LB는 3명을 두는 4-3 Defense만 사용했다. 대신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빠른 스타트 능력을 가진 DL을 사용하여 공격이 미처 대응하기 전에 공략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Jets에서는 DE Gerry Philbin, DT John Elliott이 담당했다. 그렇지만 디팬스 콜은 Middle LB인 Larry Grantham이 했고 DC는 콜을 하지 않았다.  New York에서 8년을 보내고 Bud Grant가 있는 Minnesota Vikings로 1976년에 옮겼다. 첫 해에 Super Bowl에 올라갔지만 Oakland Raiders(현 Las Vegas Raiders)에게 32-14로 졌다.

 

Vikings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내고 그는 78년 Neil Armstrong 감독이 있는 Chicago Bears에 DC로 채용되었는데, Armstrong 감독이 3년 만에 해고된 뒤에도 구단주 George Halas는 그의 수비를 마음에 들어 하여 Ryan을 남겨두었다. Ryan은 스스로 비로소 Bears에 와서야 진정한 DC가 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

Chicago Bears의 헬멧을 쓰고 있는 사자상. Photo by Pixabay

 

46 Defense의 탄생

Ryan이 DC로 Bears에 부임 두 번째 해인 1979년 시즌, 팀은 4승 5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고 다음 경기는 Detroit Lions와 홈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Ryan은 선수들에게 46 defense를 소개했다.

Ryan은 safety인 Doug Plank를 LB 자리에 옮겨 수비를 구성했다. Ryan은 이 수비 형태를 46이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Plank의 번호였다.

 

보통 수비를 표현할 때, 축구에서 처럼 앞선과 뒷선의 선수의 수를 기준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 DL이 4명이고 LB가 3명이면 43 Defense, DL이 3명이고 LB가 4명이면 34 Defense라고 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46 Defense를 4명의 DL과 6명의 LB를 사용한다고 착가하지만, 단순히 수비에서 가장 중요했던 Plank의 등번호인 46을 작전명으로 붙인 것이었다.

 

Safety인 Doug Plank의 등번호인 #46이 수비의 이름이 되었다. Photo by JHTexans

 

Doug Plank는 Ohio State 출신의 작은 (6’, 200lb; 약 183cm, 91kg) safety였는데, 몸을 아끼지 않고 태클하는 것이 전매특허였다.

(Plank는 나중에 2009년 인터뷰에서 자신은 강력하게 플레이를 해야 명성을 얻을 수 있었고,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터프하게 플레이했다고 하였다. 그는 은퇴후에 종종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고 한다. 미식축구 선수들의 이런 몸을 사라지 않는 플레이는 특히나 뇌에 만성적인 충격을 주고, 리그에서도 뇌진탕과 머리 쪽을 향하는 위험한 플레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는 있다. 그렇지만 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CTE)는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Ryan은 당시 팀을 리빌딩 하는 상황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좋은 선수들이 오기 전에 가지고 있는 선수 구성으로 어떻게든 공격 방해하기 위해 시도해 본 작전이 46 defense라고 하였다. 처음부터 잘 될 것이란 생각은 안 하고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던 중에 46 defense가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수비는 계속 진화해오던 공격을 전례 없이 막히게 하였다.

 

앞서 말한 것처럼 팀 전체적으로 성적이 좋지 않아 Armstrong 감독은 해임되었지만, 수비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Don Coryell 감독과 QB Dan Fouts, TE Kellen Winslow가 있는 San Diego Chargers를 20-17로 이기기도 하였다.

2024.01.08 - [미식축구/입문] - Air Coryell (1)

Air Coryell (1)

몇몇 선수가 구단주에게 DC였던 Ryan을 남게 해달라고 편지를 써서, 그는 Chicago에 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중요한 선수들을 드래프트해서 데려왔다. LB Otis Wilson이 80년, MLB Mike Singletary가 81년에 뽑혔다. 80년 FA로 DT Steve McMichael, DE Richard Dent 83, LB Wilber Marshall이 84년에 차례로 합류하여 수비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46 Defense의 특징

기본적으로 46 defense는 43 defense이다. 46 defense는 현대 미식축구에서 처음으로 양 OG와 C 즉, 세 명의 interior OL을 모두 커버하는 수비 작전이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양 OG와 C는 바로 코앞에 있는 수비수를 막아야했기 때문에 다른 자리로 움직이거나 다른 선수를 도와줄 수 없게 된다. 현재는 3명의 DL이 C와 양 OG를 막는 모양을 Bear Front라고 부르기도 한다. 4번째 DL은 weakside DE로 OT 바깥쪽에 위치하게 하였다.

(일반적으로 43 defense는 C는 커버하지 않는데, 그러면 C는 바로 옆의 다른 선수와 함께 한 명의 수비수를 막는double team을 하던지 blitz를 들어오는 수비수를 담당한다. 반면에 34 Defense에서는 C만 Nose tackle이 바로 앞에 서서 커버되고 양 OG는 보통 커버하지 않는다.)

C, 양 OG (RG, LG) 모두 세 명의 수비수가 정면에 있는 형태를 Bear Front라고 한다.

 

DL 뒤로 두 명의 LB는 TE side (strong side)에 위치시키고 safety를 LB 라인까지 내려오게 하여서 4번째 LB처럼 사용하였다. 결국 박스에는 8명이 있게 되었고 엄밀하게는 43 Defense보다는 44 Defense에 가까웠다.

세 명의 interior DL(McMichael, Hampton, Refrigerator Perry or Mike Hartenstine)이 안쪽을 틀어막고 때로는 뚫고 들어가 QB을 압박했다. 인사이드 런이 막히니 상대편은 아웃사이드를 공략했는데 바깥에는 한쪽은 DE Dent, 다른 쪽은 Marshall, Singletary, Wilson 같은 빠른 LB들이 지키고 있었다. 수비가 박스 안에 8명의 선수를 두었기 때문에 공격은 안으로도 밖으로도 런을 하기 힘들었다.

 

46 Defense에는 두 가지 큰 목표가 있었다. 첫 번째는 런을 막는다. 총 8명이 박스에 있기 때문에 (4 DL + 3 LB + 1 S)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공격이 막을 수 있는 수보다 수비를 더 보내서 QB을 압박한다. QB을 압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Ryan은 산술적으로 공격보다 더 많은 수비수를 보내서 수비수 중에 한 명 이상은 블락되지 않고 QB을 압박하도록 하였다.

 

46 Defense의 약점은 CB이었는데, 왜냐하면 다른 선수들이 박스에 몰렸기 때문에 CB들이 WR와 일대일로 남아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Ryan은 CB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서 QB이 CB을 공략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했다. 하지만 패스 오팬스가 점차 발전하면서 46 Defense의 약점인 양쪽 CB과 뒤에 홀로 남아 있는 Single high safety가 점차 공략당했다.

 

46 Defense는 단순한 반복적인 수비로 보이지만, 사실은 복잡한 프런트 작전과 블리츠의 조합이다. 그렇게 함으로 해서 공격이 어떻게 할지 빠르게 결정하게 압박한다. Ryan은 공격의 모습에 따라 front와 coverage를 즉각적으로 바꿨다. 상대 공격 입장에서는 이러한 수비의 다양한 반응에 대해 준비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Pre-snap에서는 수비가 움직이지 않고, 스냅 후에 모양을 바꾸는 수비의 모습의 현대의 수비 모습과 동일하다.

 

46 Defense를 상대하는 공격의 상황 가정

1st and 10에서 상대방은 Bears의 46 Defense를 상대로 런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패스 플레이를 선택한다. 공격은 패스를 하려면, Bears가 자랑하는 4명의 DL과 누가 들어올지 모르는 이선의 4명의 LB까지 잠재적으로 총 8명의 압박을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두 명의 RB과 TE까지 패스 프로텍션에 사용하는 max protection(8명 = 5 OL + 2 RB + 1 TE)을 쓰지만, 수비는 이 때 오히려 블리츠를 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front 4 (4명의 DL)로만 압박하고 나머지 7명은 뒤로 빠져서 공격이 하려고 하는 패스를 수비한다. 그러면 RB과 TE를 pass protection에서 뺀 공격은 공을 받을 수 있는 선수는 두 명의 WR 뿐이고, 그러면 공격은 패스를 할 수가 없어 쉽게 막히고 만다. 이렇게 패스를 실패한 공격은 2nd and 10이 되고 그러면 수비는 이번에는 블리츠를 해서 패스를 방해하고 순조롭게 수비를 이어갈 수 있다.

이후의 Buddy Ryan

1984년 Bears 수비는 전체 수비, 런 수비, sack에서 리그 1등을 기록하였고, 85년에는 모두의 경계 대상이 되었다. 하지만 모두의 견제가 무색하게 1985년 Chicago Bears는 Louisiana의 Super Dome에서 펼쳐진 Super Bowl XX에서 New England를 46-10으로 대파하고 승리하였다. 이례적으로 DC였던 Buddy Ryan을 수비선수들이 목마를 태워 축하해 주었을 만큼 그의 성과는 대단하였다. Ryan은 이러한 성과로 Philadelphia Eagles에서 다섯 시즌, Arizona Cardinals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은퇴한다.

 

<1985년 Chicago Bears VS New England Patriots Super Bowl Full Game. Bears 수비의 강력함을 보기 위해서 full game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강한 수비에 압도 될 수 있다.>

https://youtu.be/quaA__ghYaQ?si=vqc5UJOwl7bbCY-T

 

Ryan의 명성은 좋은 것만 있지는 않았다. 1989년 Eagles의 감독으로 있을 때 Cowboys의 Kicker인 Luis Zendejas와 QB Troy Aikman을 다치게 하는 선수에게 포상금을 걸었던 사건도 있고 (그는 계속 부인했다.) 일부 선수들은 Ryan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전설적인 LB인 Singletary는 Ryan이 자신을 너무 가혹하게 대하여 싫어했다고도 하였다. 그렇지만 다른 선수들은 Ryan은 한국전에 참전했던 군인 출신으로 원래 엄격한 스타일의 감독이며, 선수들 각자가 그에게 존중받을 수 있게 증명해야 하는 스타일이라고 Ryan을 옹호하기도 하였다. 이런 불 같은 성격의 Ryan이지만 선수들이 수비 스킴을 변형해보는 것은 거의 항상 허락하였을 만큼 유연성도 보였던 감독이다.

 

 

Photo by Pixabay

Buddy Ryan의 유산

Buddy Ryan은 아들이 세 명 있었는데, 쌍둥이인 둘째와 셋째 Rex와 Rob Ryan은 모두 NFL에서 수비 코치와 감독을 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아버지의 명성을 이어받은 그들의 수비에는 크게 두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는 런을 막는다. 둘째는 가능한 QB을 많이 때려 눕힌다.

 

특히 Rex Ryan은 Baltimore Ravens에 있을 때, 자신만의 방식으로 QB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는 아주 극단적으로 선수들의 위치를 바꾸었다. 그의 Ravens의 수비는 오직 한두 명의 선수만 3 point stance로 위치가 고정되어 있고 나머지 5-6명의 선수들은 (원래는 3 point stance던 4 point stance던 자신의 위치에 있어야 할) 박스 안에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오팬스가 자신들의 작전을 결정하기까지 기다린다. 다시 말해서 공격이 수비가 자리잡고 있는 위치를 보고 수비의 약점을 파악하게 만들거나 공격이 상황에 따라서 작전을 바꾸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격과 수비의 체스 매치에서 마지막 수를 두어 이기고자 함이 그 목적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Rex Ryan은 또한 선수 위치도 매우 다양하게 바꾸어서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하게 하였다.

 

Rex의 2006 시즌 Ravens는 수비 전체 1위를 하였고, 경기 당 평균 실점은 12.1 점이었다. 당시 선수들은 Safety Ed Reed, LB Ray Lewis, Terrell Suggs, Adalius Thomas, DL Tony Siragusa, Haloti Ngata 등 시대를 풍미한 명예의 전당급 선수들이 있었다.

 

Rex Ryan의 이런 수비는 포지션별로 정형화된 선수들의 프로파일을 바꾸었다. 이후로 수비의 여러 위치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선수가 많아지고 이제는 모든 팀들의 필수적이 요소가 되었다.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