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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입문

West Coast Offense(1)

by JHTexans 2024. 1. 9.

West Coast offense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공격이나 수비에 이름이 붙는 것은 3가지 경우가 있다. 첫 번째 어떻게 생겼는지에 따라 (Wishbone), 또는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따라 (zone blitz), 그리고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따라 (Green Bay sweep) 붙는다.

그렇지만 현대 미식축구에서 가장 상징적인 공격인 West Coast offense는 위의 세 가지 경우 어떤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90년대 초 중반 Dallas Cowboys는 4년 동안 3번의 우승을 하며 자신들의 왕조를 건설하고 있었다. 그들은 적절한 런-패스 비율을 유지했다. (OC Norv Turner를 필두로 런에는 TB Emmitt Smith, FB Daryl Johnston, 패스에는 QB Troy Aikman과 WR Michael Irvin, Jay Novacek 등)

Sports Illustrated의 베테랑 기자 Paul Zimmerman는 (일명 Dr. Z로도 불리는) Cowboys의 본부인 Texas의 Irving을 방문한다. 당시 Miami 대학교를 National champ로 이끌고 Cleveland Browns에서 거의 100경기 선발을 뛰던 Bernie Kosar가 Cowboys의 백업 QB으로 있었고, Dr. Z는 그에게 Cowboys의 공격에 대해 배우고자 했다. Kosar는 Cowboys의 공격을 “이건 the West Coast Offense입니다. Norv Turner, Ernie Zampese, Don Coryell, Sid Gillman에서 이어졌죠.”라고 설명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언급된 감독들은 Air Coryell system의 영향을 받은 감독들이고, 이 시스템인 San Diego에서 발생했고 San Diego는 서쪽에 위치했기 때문에 West coast라는 표현도 적합했다.

Dr. Z가 인용한 이런 표현이 서부 출신 누군가에게 다시 차용되었고, 어찌 된 영문인지 80년대를 풍미한 Bill Walsh의 San Francisco의 공격을 표현하는 것으로 고착되었다. (왜냐하면 San Francisco도 서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West Coast offense라는 이름이 Walsh가 자신의 공격을 만든 지 23년 뒤에 이름 붙여졌는데, 원래 Walsh의 공격은 서쪽이 아닌 동쪽의 Cincinnati에서 고안되었다.

San Francisco. Photo by pixabay

즉, Coryell의 시스템과 Walsh의 시스템 모두 서쪽에서 성공했다는 것 외에 공격을 운영하는 기본 철학이나, 용어 모두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면 최초로 등장한 West Coast offense는 Dallas Cowboys의 공격 시스템인 Air Coryell offense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Walsh의 San Francisco 49ers의 공격을 표현하기 위해 San Francisco가 서부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 잘못 붙여진 이름이다. 왜냐하면 Walsh의 공격은 동부인 Cincinnati에서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의 주된 이용 출처인 책에서는 West Coast offense라는 용어 대신에 Walsh offense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후로 나오는 것은 Walsh offense = West Coast offense = WCO로 이해하면 된다.)

 

Walsh offense는 처음으로 필드를 sideline to sideline, 즉 경기장 가로를 전부 공략한 패스 전술이었다. 반면에 Coryell offense는 downfield 공격을 주력으로 한다. 즉, Walsh는 LOS를 기준으로 수평적인 공격, Coryell은 수직적인 공격이나 둘 다 필드를 넓게 쓴다는 공통점은 있다.

또한 Walsh는 running back 을 receiver로 더 자주 사용하였다. 그럼으로써 short pass를 효율적인 공격 옵션으로 이용했다.

 

Walsh offense의 시작

1968년 Cincinnati Bengals의 감독은 유명한 Paul Brown 이었다. 그는 이미 Cleveland Browns에서 성공을 거뒀었다. 하지만 Bengals는 1968년 3승 11패로 시즌을 마감하였고, 다음 해인 1969년 전체 5번 픽으로 Cincinnati 대학교 출신의 6’4”, 220lb (약 195cm, 100kg)의 쿼터백 Greg Cook을 뽑았다.

NFL에서 쿼터백과 코치를 한 경력이 있는 Sam Wyche는 Cook의 뛰어난 운동신경에 대해서 칭찬했다. Cook은 사이즈, 스피드, 강력한 어깨와 정확도를 모두 가졌다. 이런 Cook을 조련하는 것은 38살의 OC Bill Walsh의 책임이었다. Walsh는 California와 Stanford 코치를 거친 뒤 Oakland Raiders에서 코치를 하다 Brown과 함께 Cincinnati에 오게 되었다. Walsh는 Raiders에서 RB을 담당했고, 당시 감독이었던 Al Daivs는 Sid Gilman (Coryell system에 큰 영향을 준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Al Davis는 지금은 big play, throw the bomb 공격 스타일로 알려져 있지만, Walsh는 그가 공격에 있어서 매우 창의적이었다고 회상했다.

Al Davis도 뛰어났지만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었던 감독은 Paul Brown이다. 지금은 당연시 여겨지지만 경기 영상을 처음으로 교보재로 사용한 감독이며, 현재도 사용되는 학교와 같은 형식의 포지션 별로 나눈 팀 미팅 모델을 도입한 최초의 감독이다. 이런 감독 밑에서 Walsh는 처음에 QB과 WR 코치로 왔지만, 후에는 스스로 공격을 이끌 수 있게 되었다.

 

1969년 Cook은 루키 스타팅 QB으로 나서며 4승 9패 1무의 성적을 거뒀지만, 자신의 뛰어난 운동신경을 앞세워 성공할 수 있다는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69년 시즌 3연승을 하면서 시작하였고, 그 해 우승을 한 Kansas City Chiefs도 잡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경기에서 Cook은 Chiefs의 All-pro LB Bobby Bell에게 blitz를 당하면서 Riverfront Stadium의 인조잔디 구장에 처박히는데, 그 이후 Cook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회전근개 파열임을 알게 되었고, 그대로 Cook의 선수 경력은 끝났다.

Photo by Pixabay

그래서 70년 시즌을 시작하는 트레이닝캠프를 시작할 때, Bengals는 Cook을 위한 모든 공격을 디자인해 놨는데 정작 Cook이 없는 시스템을 Walsh는 운영해야 했다. 홍철 없는 홍철 팀과 다름없었다.

OC Walsh와 감독 Brown은 결국 다른 QB을 찾아 나섰고, 트레이닝캠프 중간에 Buffalo Bills에서 Virgil Carter를 데려온다.

Carter와 Cook은 매우 다른 선수였다. Carter는 6’1”, 192lb(약 186cm, 87kg)의 Cook 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였고, 20야드도 못 던진다고 할 만큼 강견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Carter는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Brigham Young 대학에서 매우 효율적인 패스로 national pass leader 경험이 있었다. 당시 BYU의 패스는 belly-series rollout passing game과 pass-run option으로 주로 구성되었고, drop-back pass는 없고 multiple-receiver pattern은 거의 없었다.

 


<참고: What is the belly series in football>

https://www.reddit.com/r/footballstrategy/comments/zuu715/what_exactly_is_the_belly_series/

* Belly series

Belly series는 Wing-T offense에서 사용하는 triple option이라고 보면 된다. 잠재적 ball carrier는 FB, QB, WB이고 모든 3명의 back들이 같은 방향을 공략한다. FB은 주된 ball carrier로 inside run을 한다. QB은 FB의 배(belly)에 공을 깊숙하게 넣고 최대한 시간을 보내면서 수비의 반응을 읽는데, 이러한 동작 때문에 Belly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대한 공을 숨기고 있어서 수비가 반응을 즉각적으로 하지 못하게 만든다. FB에게 공을 주지 않으면 QB은 반대로 돌아서 FB의 바깥쪽을 공략한다. 이러한 기본 구성에서 반대 방향을 공략하는 counter나 패스 작전들이 파생될 수 있기 때문에 Belly series라고 한다.

Belly 작전의 한 예시

Carter는 Cook이 돌아오기 전까지 공격을 이끌 QB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강견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스스로 뛰어서 경기를 풀어 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mobile) QB이었고, 뛰면서도 작전이 어떻게 수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결정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Walsh는 고민을 하다가 Cook을 기다리면서 시스템을 유지하기 보다 Carter를 위한 공격을 만들기로 하였다. 이것이 훗날 West Coast Offense라고 이름 붙여진 시스템이다.

 

Walsh는 Carter의 강점에 맞춰 여러 작전을 추가했다. 계획된 스크램블 (designed scrambles; QB이 수비를 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뛰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QB이 뛰게끔 되어있는 작전), 계획된 Waggle (designed Waggles), quick out cuts, drop back 하면서 수비 파악하기 등을 추가했다.

 


* Waggle

Waggle은 쉽게 말하면 bootleg 타입 작전 중의 하나이다. Bootleg는 play-action pass 중의 하나로, RB에게 fake hand-off를 하고 RB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QB이 돌아 나와서 패스를 하는 작전을 통칭해서 말한다. (2)

그중에서 Waggle은 Dave Nelson 감독의 Delaware Wing-T 작전 중에서 buck sweep에서 파생된 작전이다.

Buck Sweep: 양 OG가 pulling을 나가는 작전 (빨간색과 보라색으로 표현)

그러면 Buck sweep은 무엇일까. Buck sweep은 간단하게 양쪽의 OG가 모두 한 방향으로 pulling을 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론 작전 방향의 OG만 pulling을 나갔는데, 이보다 훨씬 공격적인 작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Buck sweep에서 파생된 Waggle pass는 QB이 fake hand-off를 하고 난 뒤에 QB을 보호하기 위해 두 명의 양 OG가 QB을 보호한다. (3) (다시 한번 Wing-T가 미식축구에 미친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Waggle play: 양 OG가 QB 앞에서 pass protection을 하며 이런 움직임은 buck sweep에서 파생되었다.

Carter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매우 중요했다. 플레이 시간이 길어지고 긴 패스를 던지기 위해 있는 7 step drop은 거의 없애고, 대부분 LOS 10 야드 이내에서 끝나는 3 step, 5 step drop의 짧고 빠른 패스를 위주로 작전을 구성했다. 때로는 sprint out (계획적으로 QB을 포켓 밖으로 뛰어나가게 만들어) 그의 기동성을 이용하면서 짧은 패스를 던지도록 하였다.

 

이런 급조한 시스템은 꽤나 성공을 거뒀다. 처음에는 1승 6패로 시작한 시즌을 8승 6패로 마감하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Carter는 NFL passing 14위, AFC 7위의 성적을 거뒀다.

Walsh는 그의 팀이 디비전에서 우승을 했던 것은 nickel-and-dime offense (nickel, dime은 수비에서 DB가 한 명씩 추가 되리 때마다 지칭하는 용어인데, 여기서도 기존의 X, Z 리시버 외에 추가되는 리시버를 지칭한 것으로 생각됨)를 운영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기(ball control)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에서 25번의 first down과 짧은 패스와 선택된 몇 가지 런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존 몬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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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Walsh는 드디어 49ers의 감독이 되었고, 자신의 시스템에 맞는 거의 완벽한 선수 조합을 구성했다. 첫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Notre Dame의 QB Joe Montana를 드래프트했다. Joe Montana는 지금까지도 QB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데, 그가 드래프트될 당시 그의 신체 능력은 아주 뛰어난 수준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는 움직임이 좋았고, 매우 정확한 패스를 던질 수 있었다.

또한 같은 해에 10 라운드에서 Walsh 시스템에 딱 맞는 리시버인 Clemson 출신 Dwight Clark을 뽑았다. 그는 느리지만 6’4” 212lb(약 195cm, 96kg)의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도 뛰어난 route-runner이고 패스 캐치 능력이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수평적인 공간의 약점을 잘 찾아냈고, 패스를 받으면 수직적인 움직임으로 전환하여 야드를 얻는 능력이 뛰어났다. 또한 Clark은 매우 터프한 선수였는데, 이러한 특징은 Walsh가 원하는 리시버 상과 일치하였다. Walsh는 리시버들이 태클 당할 것을 알면서도 전진하기를 원했고,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 능력으로 압도할 수 있는 큰 리시버들을 선호했다.

San Francisco 49ers Levis Stadium. Photo by Pixabay

 

이후에도 Walsh offense에 적합한 더 많은 선수들이 뽑혔다. 83년 드래프트에서는 Nebraska의 RB Roger Craig가 뽑혔는데, 그는 WCO flare-route receiver의 전형이다. Craig는 여느 리시버들 만큼이나 패스 캐칭 능력이 좋은 RB 이었다.

Holmgren은 시스템에 맞게 선수 구성(personnel)을 바꿔야 하는데, 그가 Seattle에 있을 때 RB인 Shawn Alexander는 매우 좋은 RB이었지만, 런닝 능력 이외의 패스 캐치나 블락 능력은 평균 정도여서 필요시에 선수를 교체해야 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Graig는 모든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했다.

 

85년에는 WR Jerry Rice를 뽑는다. 6’2” 200lb(약 189cm, 91kg)의 큰 리시버로 Walsh는 정확히 자신에게 필요한 선수를 선발하였다. 그다음 해에는 빈자의 Jerry Rice라고도 불리는 John Taylor를 뽑아 구성했다.

 

이러한 선수 구성과 함께 Walsh는 자신의 시스템으로 1981, 1984, 1988년 3번의 슈퍼볼 우승과 7번의 NFC 디비전 챔프를 하였다.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

(2) https://www.coachwyatt.com/tips-151-175.html

(3) https://stanforddaily.com/2023/01/05/stanford-film-study-buck-sweep/

(4) http://www.westcoastoffense.com/intro.htm

(5) https://smartfootball.blogspot.com/2009/06/shallow-cross-drag-and-drive-in-west.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