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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입문

Lombarid의 Power Sweep

by JHTexans 2024. 1. 10.

왜 다시 런 이야기로 돌아오는가

2009년 New Orleans Saints는 WCO(West Coast Offense)와 Coryell의 시스템을 섞은 hybrid offense를 운영하는 Sean Payton 감독과 이를 완벽히 수행하는 QB Drew Brees가 있는 무서운 패스 게임을 하던 팀이다. 그해 시즌 6주 차에 Miami Dolphins를 만났을 때, 막강한 pass rusher인 Jason Taylor와 Joey Porter를 앞세운 Dolphins의 수비에 Saints는 기를 펴지 못했다. 전반에 Dolphins는 10번의 패스, 22번의 런을 하였고, Saints는 22번의 패스 8번의 런을 선택하는 서로 정반대의 경기 운영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에는 전혀 다른 경기였다. Dolphins는 26번의 패스를 하였고, 반면에 Saints는 19번의 런과 19번의 패스로 런 패스 균형을 맞춘 운영을 하였다. 이로 인해 스크리미지 라인 위에서 벌어지는 라인 싸움에서 Saints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런 라인 싸움의 우위를 바탕으로 런의 비율을 높여서 Dolphins의 edge rusher들의 움직임을 둔화 시켜 결국 승리를 하였다.

Photo by Pixabay

여기서 보듯이 현대 미식축구에서 패스는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런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위에서 예로 들은 Sean Payton과 QB Drew Brees는 패스로 한 가닥씩 하던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을 절대 무시하지 않았다. 당시 Saints의 RB들을 보면 Reggie Bush (USC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프로에선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Pierre Thomas, Mark Ingram까지 쟁쟁한 선수들이었던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어떤 OL을 붙잡고 물어봐도 수동적인 Pass block 보다 능동적인 Run block을 선호한다고 대답한다. 패스 블락은 수동적으로 반응하며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것에 비하여 런 블락은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상대방에게 오히려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Saints의 LT Jermon Bushrod 말이다.)

 

그래서 항상 런과 패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미식축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론 런이 먼저 나왔고, 패스는 항상 그 뒤를 따랐다. 미식축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신체적인 능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을 중심으로 발전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런은 항상 그 중심에 있었다. WCO의 창시자 Bill Walsh도 런과 패스의 비중을 설정해 두고 그 비중을 맞추려고 노력을 하였다. 물론 경기의 양상과 사전에 계획한 게임 플랜에 따라 런-패스 비율이 변동될 수는 있겠지만, 많은 코치들이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런-패스 둘 중 하나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런의 중요성을 상기하고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인 Vince Lombardi의 대표적인 런 작전을 알아보고자 한다.

 

새로워 보이지만, 전혀 새롭지 않은 power sweep

20세기 후반 코치들은 새로운 개념의 런 플레이가 나오길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들이 혁신적이라고 개발한 것은 과거의 Vince Lombardi가 만들었던 Power sweep 이었다. 새롭다고 한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보통 새로운 것이라고 하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였다.

 

그렇지만 Lombardi 시기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power sweep을 막는 수비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단순해 보이는데 막지 못하기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sweep 플레이가 말처럼 단순한 것은 아니다. 단지 Lombardi의 성향에 따라서 수많은 연습을 진행했기 때문에 단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상대방이 하는 일이 쉬워 보이면, 그 사람이 진정한 고수라는 말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Off-Tackle (좌) Sweep (우)에서 RB의 움직임. Photo by JHTexans

 

Sweep play

Sweep play는 기본적으로 ball carrier가 바깥으로 돌아서 뛰는 작전이다. 바깥의 기준이 어디인가. 일반적으로 sweep play라고 하는 경우는 TE 바깥쪽을 말한다. (TE가 실제로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상의 TE를 두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의미에서 OT의 바로 옆을 지나가는 (더 자세하기 말하면 OT와 TE 사이 공간) off-tackle 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sweep play에서 ball carrier는 스크리미지 라인과 평행하게 뛰다가 lead blocker (보통 OG나 FB 선수)가 앞을 터주면 방향을 전환해서 골라인을 향하여 수직으로 뛴다. Ball carrier와 다른 blocker들의 움직임이 마치 빗질을 하는 것 같다고 하여 sweep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Lombardi의 Green Bay Packers

현대 NFL Super Bowl 우승 팀에게 주어지는 트로피의 이름은 Vince Lombardi 트로피이다. Lombardi는 1959년 패색이 짙던 Green Bay Packers 감독으로 부임하였고, 그는 이전에 New York Giants에서 OC를 했었다. 그는 Packers의 연습 첫날 sweep을 소개하고, 이 작전이 앞으로 전체 런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작전이며 완벽하게 수행해야만 한다고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Lombardi 시대의 sweep은 과거의 플레이인데, 실제로 Lombardi가 소개한 sweep 자체도 그보다 더 이전에 있던 single-wing에서 기원했다.

다시 한번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Single wing은 여러 가지로 미식축구를 혁명적으로 발전시켰다. Single wing이 발전시킨 것 중에서는 backfield에서의 여러 fake와 ball handling을 도입한 것도 있고, 또 중요한 것은 pulling, trapping 등 여러 가지 offensive line play를 도입한 것과 공략하고자 하는 지점에 double team을 도입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Packers sweep을 보면 single wing에서 하는 guard pulling, ball carrier cutback을 비롯하여 동일한 부분이 있다. 이것은 Lombardi가 가장 영감을 많이 받은 Pittsburgh 대학교 감독 Sutherland의 영향일 것이다. 또한 Lombardi는 본인도 Fordham college 팀에서 OL로 뛰었던 경력도 다채로운 OL play가 포함된 이런 작전을 도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한 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그가 코치로 있던 West Point에서 당시 감독이었던 Red Blaik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Blaik은 완벽은 단순함에서 온다고 강조하였고 Lombardi도 이러한 정신을 습득했다.

Lombardi는 자신이 쓴 책에서 power sweep (작전집에는 49 sweep이라고 되어 있는) 작전이 런 게임에서 중심 플레이이고, 적절히 수행만 되면 야드를 얻을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더 큰 이득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 수많은 연습을 했고, 정확히 선수들이 할 역할을 지정해 주었다. 완벽한 작전은 모두가 완벽하게 수행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얼마나 많이 반복을 했는지 Lombardi는 이 작전을 칠판에 그리는 것이 꿈에 나올 정도였다고 하였다.

Photo by Pixabay

Packers Sweep

Packers Sweep은 기본적으로 split-back formation에서 수행됐다. OL은 공(=Center)를 기준으로 대칭으로 섰고, QB은 under center에서 시작했다. Split-back의 양 RB은 양 OG의 바깥쪽 다리 뒤에 위치했다. 대부분의 런은 오른쪽으로 수행됐는데, 왜냐하면 왼쪽의 RB(Hornung)이 더 잘 뛰었기 때문이다.

Sweep 작전에서 pulling guard들이 멀리 돌아서 뛰어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장 노력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힘든 블락은 TE, FB, RT가 하는 블락이었다.

 
Vince Lombardi playbook에 실려있는 49 sweep. 현재의 포메이션보다 OL은 더 넓게 서있고, 특히 TE는 더 벌려서 서있다. RB들은 더 스크리미지 라인에 가까이 붙어 있는 모습. Photo by JHTexan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TE의 역할이다. TE는 자신의 대각선에 있는 선수, 대부분은 OLB(Outside Linebacker)를 블락하는 역할이다. TE는 절대로 자신의 안쪽을 내주거나, 블락에서 밀리면 안 됐다. 만약에 안쪽을 내주게 된다면 OLB가 pulling을 나가고 있는 OG의 경로를 방해할 수 있고, 그것은 곧 작전을 망친다는 의미였다.

가장 뛰어난 OL 코치로 불리는 Jim Hanifan은 대학교 수준에서 이 중요한 블락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Packers에는 매우 뛰어난 TE인 Ron Kramer가 있어서 수월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RT과 FB은 쌍으로 플레이를 하는데, 요즘의 zone block scheme과 유사한 면이 있다. 두 선수는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따라오는 MLB(Middle Linebacker)를 막고, LOS 상에서 블락을 뚫고 들어오는 DE(Defensive End)를 막는 역할을 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작전은 통하지 않게 된다. Pulling OG들이 리드 블락을 하기도 전에 작전이 어그러지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C의 블락 또한 어렵다. C는 리치 블락을 해야 하는데, 리치 블락은 유리한 포지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비를 블락하기 위해 전진하는 것이 아니고, 스냅을 하고 나서 수평으로 움직여야 하는 블락이다. Packers sweep의 경우 play-side DT (Defensive Tackle)이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이 블락들이 다 수행이 되어야 비로소 pulling OG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비로소 할 수 있다. Pulling OG들은 pulling을 해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엄청 클 필요가 없었고 대신 운동능력이 좋아야 했다.

 

QB은 작전의 반대 방향으로 (right sweep 이면 left로 reverse pivot) 돌아서 RB에게 직접 hand off를 했다. 이렇게 QB에서 RB으로 전달이 되는 동안 RB과 pulling OG는 TE가 어떤 방향으로 블락을 수행하는지 본다. 만일 TE가 LB를 안쪽으로 블락하면 pulling OG는 그 바깥으로 돌아 뛰고, TE가 LB를 바깥쪽으로 블락하면 pulling OG는 그 안쪽으로 돌아 들어간다. 그래서 pulling OG와 RB은 TE가 어느 방향으로 블락을 하는지 보는 것이 중요했다.

Sweep 작전은 경기를 한 번에 뒤집는 파괴력을 가진 플레이는 아니었다. 대신에 꾸준히 5-6야드를 전진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수비를 지치게 만들 수 있었다.

 
TE(tight end)가 OLB을 바깥으로 밀 경우, pulling OG (LG)와 ball carrier (TB)의 움직임  Photo by JHTexans

 

TE(tight end)가 OLB을 안으로 밀 경우, pulling OG (LG)와 ball carrier (TB)의 움직임  Photo by JHTexans
 

Sweep 작전 + a

Sweep 작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은 RB이 패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option pass라고 불린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option pass를 할 수 있다는 정도의 가능성만 가지고도 CB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정석적으로 패스에 대해서 플레이하게끔 만들고, 이로 인해서 공격에서는 리시버가 3선 수비수를 더 잘 블록 할 수 있게 만들었다.

Right 47 by Vince Lombardi playbook (2) (위의 작전과 비교해보면 sweep(위)과 off-tackle(아래)에서 ball carrier(TB)의 움직임 차이를 볼 수 있다. Photo by JHTexans
 

Lombardi는 sweep과 함께 Right 47 (off-tackle, with lead blocker)와 Right 43 (a quick-hitter straight up the middle with the lead back)을 자주 사용했다.

이런 작전들을 같이 사용한 것은 상대팀의 수비가 sweep에 대해 점차 대응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61년 New York Giants와의 챔피언십 경기에서 수비의 Left DE가 빠르게 공격 진영(upfield)로 파고들며 sweep을 방해했는데, Lombardi는 바깥쪽 대신에 안쪽으로 뛰는 카운터를 사용하며 이에 대응했다.

Sweep 작전이 좋은 것은 그것 자체로도 효율적이었지만, 카운터 작전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이렇게 하나의 플레이에서 여러 작전이 파생되고, 경우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작전들의 묶음을 시리즈라고 부를 수 있다.

 

이에 대응하는 수비의 노력

그렇지만 Packers의 power sweep은 점차 상대방에게 익숙해지고 파악되었고, 현대에 들어오면서 수비가 점차 빨라졌기 때문에 이전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Power sweep은 pulling OG를 둘이나 보낸 다는 점에서 강력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작전이 완전히 수행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렸다. (Slow-developing play)

수비는 점차 빨라지고, 수비수들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따라가는 (inside-out pursuit) 방법이 sweep과 같은 바깥쪽으로 돌아나가는 작전을 방어하는데 더 흔하게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RB이 pulling OG가 자신의 앞에서 리드 블록 하길 기다리는 동안에 backside나 inside 수비수에게 막히는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여기서 발전한 sweep 플레이들은 정확한 역할 할당보다 스피드가 중요한 요소가 되게 발전하였다.

 

<Packers power sweep: https://youtu.be/9zpPoruxy7k?si=MwBqnTjFA_n93Drg 롬바르디가 직접 설명>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

(2) https://www.footballxos.com/download/1966-green-bay-packers-offense-vince-lombardi-pdf/ (Vince Lombardi playbook을 직접 볼 수 있는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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