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ne block은 정말 새로 고안된 개념일까
미식축구에서 어떤 용어들은 하루아침에 일반적인 용어가 되곤 하는데, Zone blocking scheme과 그 파생물인 inside zone play, outside zone play가 그런 예이다. 이 용어들은 갑자기 누구나 쓰는 새로운 용어가 되었다. 그렇지만 코치들 사이에서는 zone blocking이 정말 완전히 새로운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쟁이 있다.
Jim Hanifan은 70-90년대까지 NFL에서 OL 코치와 감독을 했던 분으로 zone blocking scheme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 개념이 생긴 지는 50년도 더 됐으며, 항상 OL 작전의 일부분으로 있었다고 하였다. Hanifan 본인이 50년대부터 OL 작전의 일환으로 zone blocking을 사용해왔다고 했다.
Howard Mudd는 대학시절부터 OL로 뛰었으며, 9년 동안 San Francisco와 Chicago에서 뛰다가 무릎 부상으로 은퇴하였다. 이후 California 대학교에서 코치를 시작하였고, 32살에 San Diego Chargers(현 LA Chargers)의 코치가 되었다. 현재 Mudd는 OL의 대가로 불리고 있다. Mudd도 Hanifan 의견에 동의한다.
결국 Zone blocking이라는 것은 OL이 할 수 있는 작전의 일부분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전부터 있었던 개념이다. 그러나 OL 작전 중의 주된 부분으로 역할이 커지고, 다양한 기술이 정립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보면 된다.
Mudd의 blocking 설명
Mudd는 OL의 blocking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Man blocking은 이름 그대로이다. OL은 수비수 한 명을 블락 한다. 허들에서 플레이가 결정되면 OL은 자신이 막도록 지정된 상대팀의 선수를 막는다. Man blocking (대인 블락) 이고, 자신이 상대할 선수 말고 다른 것은 거의 볼 게 없다.
Zone blocking은 쉽게 말하면, OL은 특정 지역을 방어한다. 특정 선수를 지정해서 특정 지점까지 밀어내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담당한 지역에 있는 그 누구라도 밀어내는 것이다.
Man block, Gap block, Zone block
OL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움직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더 크게 나누면 특정 선수를 막는 대인 블락이냐 특정 위치를 막는 지역 블락이냐고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대인 블락은 말 그대로 위에 설명한 것처럼 man block을 생각하면 된다. Man block은 수비가 어떤 모습이냐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할당된 선수를 가서 막으면 된다. 이론적으론 어렵지 않으나 실제로 수비가 움직임을 가져가면 (예를 들어 DL stunt 등) 개인이 막기로 지정되었던 선수가 움직이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지역 블락에는 Gap block과 Zone block이 있다. 미식축구 라인에서 공간의 개념은 선수 사이의 틈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간을 틈을 의미하는 Gap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RB은 유체이탈을 하지 않는 이상, OL의 틈(gap)을 통과해서 나아가야 한다. 수비의 입장에서는 선수를 세울 때 OL의 정면에 세울 수도 있지만, 선수들 사이의 틈(gap)에 두는 것을 더 선호한다. 왜냐하면 틈(gap)을 공략해야 QB에게 도달 할 수도 있고, 틈(gap)으로 나오는 RB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다. 그래서 Gap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다시 돌아와서 두 블락은 OL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가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공을 든 RB이 오른쪽으로 가는 작전을 한다고 했을 때, 상대 수비를 미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왼쪽으로 미는 거고, 다른 하나는 오른쪽으로 미는 것이다. 이 경우에 왼쪽으로 미는 것이 Gap block, 오른쪽으로 미는 것이 Zone block 이라고 할 수 있다.
미식축구에서는 작전 방향을 play-side, 작전의 반대방향을 backside라고 한다. 그래서 위의 설명을 미식축구 식으로 바꿔서 말하면 Gap block은 OL은 backside gap을 블락 하고, zone block은 play-side gap을 블락 한다. (2)
수비는 공격을 막기 위해서 공격의 방향대로 움직이게 되어있다. 근데 Gap block은 작전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비의 진행방향을 물리적으로 막아내야 한다. 반면에 Zone block은 OL이 움직이는 방향과 수비의 움직이는 방향이 동일하다. 그래서 Zone block은 움직이는 흐름을 이용하여 수비를 작전방향으로 더 밀어버린다.
현대적 Zone blocking과 발전
Zone blocking의 컨셉은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현대적으로 정립되었다. 그 전에는 flying wedge라는 것이 기술적으론 Zone blocking에 가까운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Flying wedge는 한 그룹의 선수들이 팔짱을 끼거나 어깨를 붙이고 전진하며 수비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와 상관없이 밀고 나가는 방식이었다. 특정한 선수를 담당하지 않고 상대 수비 구성과 상관없이 작전을 수행한다는 점이 Zone blocking의 개념과 비슷하다고는 하나, 작전의 모양은 럭비와 유사하다.
가장 처음으로 현대적인 Zone blocking 컨셉을 사용한 감독은 Houston 대학의 Bill Yeoman이었다. Yeoman이 65년 Veer를 사용하여 명성을 날렸다. 그의 작전은 다양하진 않았지만, 그의 작전집에서는 같은 개념의 작전도 수비의 모양에 따라 서로 다른 블락 방식을 준비한 것을 볼 수 있다. 당시에 Zone blocking이라고 실제로 부르진 않았어도 상황에 따라 Zone blocking 개념을 도입하였다.
또한 70-80년대 대학과 프로에서 모두 수비들이 DL Slant나 Stunt를 다양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그래서 OL은 단순히 자기 앞의 선수를 막는 것으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 어려웠다. 수비의 움직임 때문에 누구를 막아야 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워서 OL은 새로운 방식의 블락 방식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Mudd는 83년 Cleveland Browns에 OL 코치로 들어갔다. 다음 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DC였던 Marty Schottenheimer가 감독으로 승진이 되었고, 그는 경기를 이기려면 런 게임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Mudd는 Browns를 파워 런닝 게임 머신으로 탈바꿈 시켰다.
80년대 당시에는 모든 미식축구 팀에서는 Wing-T formation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Browns도 마찬가지 였다. 그래서 Mudd는 Wing-T에 Zone blocking 컨셉을 적용했다. Wing-T에서는 더블팀으로 전진하는 것이 주된 블락이었는데(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뒤쪽으로 미는 것을 down block이라고 한다.), 이를 변형하여 더블팀을 하자마자, 한 명이 빠져나와 이선에 있는 LB를 블락하러 나가게 만들었다. 이것이 현대 Zone block scheme의 개념이다. 작전 방향으로 OL 전체의 흐름을 유지하고 더블팀을 할 수 있는 상황이면 더블팀을 하다가 한 명이 나와서 이선을 공략한다. (Flow, double-team and release to the second level)
그는 자신이 Zone blocking scheme을 만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그가 78년 Seattle Seahawks에 있을 때 이미 몇가지 zone blocking 플레이를 사용해왔고, 그는 그것을 참고했다고 하였다.
또한 그가 49ers에서 선수로 뛸 때, RB이었던 John David Crow와 훗날 함께 San Diego Chargers에서 코치로 일 했는데, 그를 통해서 RB이 어떻게 홀을 찾는지 배울 수 있었다. Mudd가 David에게 RB은 무엇을 보고 홀을 찾아 뛰냐고 물어봤다. Mudd는 코칭을 할 때 RB에게 항상 길을 열어주는 blocker의 뒤를 보고 뛰라고 했는데, 자신의 코칭과 다르게 RB 출신의 David는 RB들은 자신을 태클하려는 수비수를 보고 뛴다고 하였다. 그로 인해 RB들이 OL을 보지 않고 수비수를 보고 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큰 차이를 만들어 냈다. Mudd는 특정 공간을 열기 위해 선수들을 특정 선수에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OL이 하나의 움직이는 팀으로 만들어 수비수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자연스럽게 공간이 열리게 만들면, 그것을 찾아 RB이 뛰게 만드는 것이었다.
Zone blocking의 이점은 가르치기 쉽다는 것이었다. 옆 선수와 같이 블락을 하다 보니 실수하는 것이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Angle block이나 Pull 같은 전통적으로 OL들이 하던 기술들은 중요성이 떨어졌다.
또 한가지 Zone blocking에서 명확히 다른 점은 RB의 플레이 방싱게 있다. 전통적인 Man blocking에서는 RB은 공을 받자마자 가장 빠른 속도로 뛰도록 했지만, Zone blocking에서는 더 인내심을 가지고 공간이 열리는 것을 보라고 주문했다는 것이다. 즉, 공간이 열렸을 때 통과하는 속도가 중요하지 공간으로 가는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It became important for the ballcarrier to have speed through the hole, not speed to the hole) 이전의 RB들에게는 작전이 지시된 공간으로 뚫고 지나가는 것이 중요하였다면, Zone blocking에서는 공간이 열리는 타이밍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OL의 흐름에 RB은 속도를 맞추며 흐름을 유지하다가 공간이 열리면 그 공간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이 중요 해졌다. 그래서 RB에게 작전의 흐름을 볼 수 있는 Vision 능력이 중요하게 되었다. Bill Belichick은 NFL에서 좋은 런닝백이 되기 위해서는 본능적인 감각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to be a great running back in the NFL, you’ve got to be a truly instinctive runner)
비슷한 시기에 Cincinnati Bengals에는 42세의 OL 코치 Jim McNally이 있었다. 그는 전통적인 Man blocking 런 게임으론 여러 작전을 시도했지만, 수비를 더이상 막기 힘들어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Mudd의 Zone blocking을 Bengals에 도입했다.
McNally는 전통적인 런 블락과 정반대로 OL들에게 첫 스텝을 뒤로(backward) 시작하게 하고 다음 스텝은 종으로 움직여 더블 팀을 하도록 주문했다. 이러한 스텝을 drop step과 bucket step 이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OL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첫 스텝을 뒤로 빼라는 것에 상당한 불만과 혼란을 가졌었다고 하였다.
Anthony Munoz도 그런 선수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Munoz는 이 스텝에 익숙해지면, 첫 스텝을 뒤로 빼지만, 상체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어 작전 방향으로 전진 할 수 있는 적절한 자세를 잡게 된다고 하였다. 그는 USC power sweep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OL으로 대학에서는 Man block을 했다. 그리곤 80년대 Cincinnati Bengals에서 LT(left offensive tackle)로 뛰면서 Zone blocking을 했다. 그는 Zone blocking에서 OL은 철도를 달리는 열차와 같아서 철도 위에 올라오려는 수비수들을 밀어내는 것이라고 비유하였다. 그러면서 Zone blocking의 가장 좋은 점은 수비가 무엇을 하던 상관 없다는 것이었다. OL의 힘을 장점으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모든 OL이 같이 움직인다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즉, 첫 스텝을 뒤로 빼는 이유는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작전 방향으로 OL을 돌리기 위함이다.
< https://youtu.be/XPDi5bzlwaQ?si=JFm_O506T-kOgmFO: lose ground, gain ground>
이 코치들의 직속 후배가 Alex Gibbs이다. 그는 75년 Woody Hayes 감독의 Ohio State 대학에서 34살에 OL 코치로 경력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능력은 Mike Shanahan 감독의 Denver Broncos에서 95-03까지 OC를 하면서 가장 절정에 이른다. 97, 98 2년 연속 슈퍼볼 우승을 하고, RB Terrell Davis가 6,413 야드를 뛸 수 있게 도왔다.
그는 Zone Blocking scheme의 움직임과 더블팀과 더불어 (논란은 있지만) 이선의 Cut block을 접목했다. 그의 밑에서 8명의 다른 OL들이 14경기에 나섰는데, 그들은 모두 300 파운드 (약 136kg) 이하였다. 그들은 모두 빠르고 운동신경이 좋았다. 그들에게 cut block을 당하는 선수들은 다칠 위험성이 높았지만 규칙상에선 이미 다른 선수와 블락을 하고 있는 선수를 상대로 cut block이 들어가지 않는 이상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Cut block은 상대 수비의 무릎을 보고 블락을 하는 방법이다. 특히나 작전방향과 상관없는 backside에서 시행하는 경우와 무릎을 보고 블락을 하는 방식으로 인한 높은 부상 위험도로 인해 논란이 많이 있었다.
90년대 들어서 Zone blocking scheme은 더 흔해 졌는데, 과거 Wyche 감독과 McNally OL 코치와 함께 Bengals 팀에서 OC를 했던 Bruce Coslet은 OL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Zone blocking이 더 흔해 지고 있다고 주장 한다. OL이 더 커지면 Man blocking을 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오히려 Man blocking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블락 기술을 수행하는데 부적합해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Trap, Pull 등의 움직임은 좁은 공간에서 OL의 기민한 움직임과 호흡을 요한다.) 하지만 Zone blocking에서는 그저 자신의 진행방향에 보이는 선수를 넘어뜨리는 것이 다이다. Mudd도 이러한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Man blocking과 Zone blocking을 모두 경험한 Munoz는 Zone blocking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잘 움직이고 강력한 OL이 필요하지 단지 크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한다. 자신도 이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서 민첩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만 했기 때문이다. Man blocking에서 하는 작전들을 주로 안 쓰기는 하지만, 같은 특성을 가진 OL이어야 가로로 움직이고 더블팀을 하고 나와서 이선까지 블락이 가능하다.
<어반 마이어의 inside vs outside zone: https://youtu.be/hzL8pNEQIsg?si=JmLkIt3-Jv3nJ7h4>
(Zone blocking scheme의 큰 축은 inside zone과 outside zone으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정리.)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
(2) https://www.reddit.com/r/footballstrategy/comments/nehq9i/is_man_block_gap_block_the_same_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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