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식축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미식축구와 럭비를 같은 스포츠로 알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다. 생소하기만 한 미식축구를 이제는 MBC sprots plus 채널에서 시간이 맞으면 생방송으로 해주기도 하고,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새벽 쯤에 재방송을 해주기도 해서 아주 접하기 힘든 스포츠는 아니다.
그렇지만 미식축구 자체를 보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경기 규칙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축구보다 일단 알아야 할 내용이 좀 많아 보이고 생소한 것이 그 이유 이기도 할 것이다. 그 중에서 오늘은 미식축구 특히 NFL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카메라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위의 동영상은 이번 시즌부터 새로 보여지는 freeD 라는 영상이다. 경기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마치 게임 화면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등 2차원 적인 매체를 통해서 보던 시청자들에게 게임이나 영화의 슬로우모션 같은 기법으로 현장감을 더 극대화 시켜주는 기술이다. 특히나 중간에 나오는 (위의 동영상에서 4번째로 소개되는) 영상은 더욱 발전된 모습이다. 선수의 시점으로 화면을 재구성해서 공을 든 선수가 어떤 시점이었는지 보여주는 기법이다.
VR 시장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곧 선수의 시점으로 경기를 볼 수 있는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이미 NBA나 UEFA 챔피언스 리그의 경우는 VR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미식축구가 충돌이 많은 스포츠이기 때문에 언제 쯤 높은 수준의 VR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위와 같은 freeD 기술이 NFL에서 처음 도입되는 신기술은 아니다. 예전부터 NFL에서도 쓰이던 기술이기도 하고 여러 다큐멘터리나 영상에서도 쓰이는 time slice system 이라는 기법이다. 단지 이번에 처음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위의 동영상에서 나오는 것처럼 경기장의 천장 부위에 수 많은 카메라를 설치해서 free D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다 방면의 영상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NFL에서 카메라 기술의 도입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워낙 선수들이 겹치는 상황이 많고, 공의 위치에 따라 경기의 흐름이 많이 바뀌기 때문에 심판들과 선수들, 시청자들은 영상 기술에 많은 의존을 하였다. 수 많은 카메라를 경기 중에 사용하는 것이 비단 NFL 만의 특징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심판이 판결을 내리는 것에 도움을 받는 것은 수 년 간 NFL과 NCAAF (대학 미식축구)의 특징이었다.
물론 지금은 배구나 테니스에서 도입되었고,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K-리그와 KBO에도 도입이 되었다. 그래서 야구에서는 홈런이 되기도 하고 축구에서는 페널티킥이 주어지기도 한다.
미식축구가 특이한 점은 몇 가지 있다. 우선 즉각적으로 심판이 리뷰를 한 후에 결과를 말해준다. 그래서 경기장의 관중들 뿐 아니라 해설자들, 중계를 보는 팬들도 심판의 판단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심판의 판단이 다 옳게 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아무리 카메라가 많아도 못 잡는 사각의 지대도 있고, 경기 규칙의 시스템 적인 부분이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많은 부분 영상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있고, 심판의 판단을 즉각 들을 수 있으니 많은 부분 인정될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것이다. 각 팀의 감독들은 심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 할 수 있다. 바로 챌린지 challenge 라는 개념이다. 가끔 미식축구를 보다 보면 축구의 감독에 해당하는 head coach가 빨간 수건 같은 것을 던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눈에도 잘 띄는 이것이 챌린지를 신청한다는 의미이다. 즉각적으로 심판들은 경기를 중단 시키고 감독 주위에 모여서 수근수근 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감독이 직전에 이루어진 플레이에 대해 챌린지를 요청하면 주심은 이전 자신의 판정에 대한 리뷰를 한다고 선언을 하고, 비디오 기기로 챌린지 대상 플레이를 보러 간다.
고요의 시간이 끝나고, 심판은 마이크를 켜고 판단 결과를 이야기한다. 경우에 따라서 챌린지가 받아들여 지지 않고, 이전 심판의 판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챌린지가 받아 들여져 심판의 판정이 뒤집히기도 한다.
이 챌린지가 매우 극적인 결과를 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경기에 총 2번의 챌린지가 가능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챌린지가 실패하면 그 벌로 각 팀의 타임아웃을 하나씩 소멸 시킨다.
거꾸로 감독이 두 번의 챌린지 모두 판정을 뒤집는 데 성공하면 보상으로 하나의 챌린지를 더 준다. 그렇지만 네 번은 안 준다.
그리고 전 후반 끝나기 2분 전에는 사용 할 수 없다.
( 규칙에 대한 부분은 NFL 공식 규칙 사이트를 참고하였다. https://operations.nfl.com/the-rules/ )
(제목을 보듯이 오심으로 볼 수 있는 판정들이 나오고 있기 하다. 그래도 수 많은 영상들이 제공 되고, 심판이 선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00 을 보면 감독이 던진 빨간 flag가 경기장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기 중에 심판의 판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다. 물론 실패하면 그 만큼의 손실도 따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미식축구는 축구처럼 시간이 어떤 일이 있어도 흐르는 경기도 아니고, 야구처럼 무한정 시간을 보낼 수 잇는 경기도 아니다. 미식축구는 시간이 흐르기도 하고 멈출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후반 중요하게 쓰일 수 있는 3번의 타임아웃을 담보로 챌린지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챌린지를 할 수 있는 감독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진짜 할 만한 챌린지인지 판단을 해서 시도를 해야 한다. 챌린지는 양 날의 검과 다를 바 없다.
챌린지라는 개념은 매우 특이하다. 특히 미식축구의 경우는 총 7명의 심판을 둔다. 선수들 앞, 뒤, 옆 할 거 없이 심판들이 보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심판의 권한을 위협 할 수 있는 개념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가끔 국가대표 축구 경기 등을 보다 보면, 오심으로 울분이 터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오는 말이 '심판도 경기의 일부다' 이런 말이다.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런 것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 미식축구의 챌린지라는 개념이다. 위에서도 계속 말 했지만, 그렇다고 오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즌 동안 많은 오심들이 있긴 하다. 결국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NFL은 이런 것을 줄이고자 수 많은 카메라를 도입하고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 할 수 있는 적합한 도구를 만들어 두었다. 가끔 다른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품은 감독들이 항의를 하다가 심판의 절대 권력에 의해 경기장에서 퇴장 당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장면들을 줄이기 위해서 다른 스포츠들이 NFL의 예시를 참고하면 어떨까 생각이 된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든 것은 얼마 전 전북과 대구의 경기에서 심판이 리뷰를 보긴 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것을 본 뒤이다. 비디오 리뷰를 보고 왜 그런 판정을 했는지, 납득 할 수 있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 그냥 선언만 하고 끝이었다. 미식축구처럼 매 반칙마다 설명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리뷰를 했으면 언급은 해줘야 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 생각이 된다. 이런 식의 운영이면 공정한 경기를 위해, 심판도 사람이기에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전재 하에서 도입 된 비디오 리뷰 시스템이 오히려 심판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에 악용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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