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식축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많이 생소한 스포츠이다.
본격적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미식축구를 보게 된 나름의 역사?를 이야기해야겠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어떻게 미식축구를 보기 시작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다.)
내가 미식축구를 보기 시작한 것은 과거 AFN 미군 방송에서 중계를 해주던 것을 우연히 보게 된 이후다. 영어도 알아듣지 못하는 나이였지만 고대의 검투사들처럼 헬멧과 갑옷 같은 보호구를 찬 선수들이 뛰고 던지고 받고 박는 모습이 단순히 멋있어 보여서 찾아보곤 하였다. 인터넷도 보급되지 못했던 시기이기 때문에 나는 미식축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신문의 스포츠 면을 찾아보곤 하였다. 물론 매일 미식축구에 대한 기사가 실리는 것은 아니었다. 미식축구에 대한 기사는 겨울쯤, 그러니까 플레이오프가 시작하는 시기에 스포츠 면의 구석에 조그맣게 실리기 시작하여 슈퍼볼이 열리는 2월에는 그래도 반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의 특집 기사로 실리곤 하였다. 국내 인지도는 없지만 미국이란 나라 전체가 열광하는 스포츠 이벤트를 기자들이 놓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고 팀 이름을 억지로 외워가면서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의 끊을 놓지 않았다.
AFN이 AFKN이 되면서 미식축구 중계가 중단되어 잠시 보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다. 그렇지만 인터넷이 완전히 보급되고 언제 어디서나 지구 건너편의 일을 알 수 있게 되어 다시 나는 미식축구에 빠지게 되었다.
그래도 미식축구를 보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나를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들은 얘가 또 미식축구인지 럭비인지 하는 것을 보나보다, 그게 재미있냐 하는 투로 넘어가곤 하였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의 “아이실드 21”이라는 만화책이 유행하여 학생들 사이에서 잠시 관심을 끌기도 하였다.
그러다 하인즈 워드 Hines Ward 가 2006년 슈퍼볼 XL에서 MVP를 수상하면서 한국계라는 이유로 좀 더 일반인들에게 반짝 관심을 받기도 하였다.
언제나 그렇듯 일시적인 관심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대학교에 들어가며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미식축구 동아리에도 들어가기도 하였고, 기숙사 생활을 하며 나에게 주어진 것은 시간뿐이었기 때문에 NFL은 물론이고 NCAA 대학교 경기까지 다 챙겨 보았다.
경기를 보는 것은 유명한 선수들을 알고 경기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지만, 선수들이나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작전을 하는지 알기는 힘들었다. 그렇게 미식축구 지식에 대한 갈증이 있었지만, 현생을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러다 요즘에 시간이 생겨 나의 미식축구에 대한 갈증을 조금씩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의 주된 정보의 원천은 유튜브이고 그다음은 책이다.
지금은 유튜브가 활성화되어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이런저런 채널들을 구독하여 단순히 경기뿐만 아니라 세세한 작전도 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특히나 프로 출신 선수들이 운영하는 채널들도 많아서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런 정보는 무언가 정리되지 않기도 하였고, 프로 출신이 아닌 개인들이 운영하는 것은 출처가 불분명해 다 믿기도 어려웠다.
나는 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한국에서 원서, 그것도 미식축구에 대한 책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주로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된 관련 서적을 읽었다. 이해가 안 되는 경우나 설명이 더 필요할 때는 유튜브로 관련 영상을 보거나, 구글 검색으로 정보를 얻었다.
그래서 나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미식축구의 역사를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내가 이해한 범위 내에서 설명을 하고자 한다. 설명을 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 더 큰 목적은 개인적인 기록과 정리용에 더욱 가깝다고 보면 되겠다.
미식축구 격언 중에 “미식축구에는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즉, 어느 팀이 경기에서 생전 처음 보는 작전을 들고 나와도 잘 찾아보면 옛날에 있던 작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앞으로 정리할 내용이 미식축구를 보고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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