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uddle의 필요성
미식축구에서 2-minute drill은 미식축구에서 4쿼터를 전후반으로 나눴을 때, 전반과 후반이 끝나기 2분 전을 의미한다. 즉 2쿼터 후반 2분, 4쿼터 후반 2분을 의미한다. 이때는 자동적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고 2-minute warning을 가진다. 무엇을 조심하라는 것일까. 2분이 남은 시점은 양 팀 모두 총력을 다해서 경기에 임해야 하는 시간이다. 2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공격은 어떻게든 득점을 하려고 하고, 수비는 어떻게든 득점을 내주지 않으려고 한다. 2-minute warning은 경기의 흐름을 바꾸고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라 양 팀 모두 주의를 하라는 의미이다.(Warning!) 그래서 모든 팀들은 2 분이 남은 시점에서 사용할 작전들을 따로 준비한다. 공격은 가능한 득점 확률이 높은 필사기를 준비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이라면 런 위주로 가능한 시간을 잡아먹으면서 상대방이 공격 시도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반면에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생각할 게 많다. 만약에 우리가 터치다운을 한 번만 해서 뒤집을 수 있다면 최대한 시간을 잡아먹으면서도 결국은 득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역전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의 터치다운으로 역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빠르게 득점을 한 뒤에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고 공격에게 기회가 한 번 더 오길 기도해야 한다. 보통 후자의 상황에서 빠른 득점을 하기 위해 종종 huddle 없이 진행하기도 한다.
* Huddle은 공격하기 전에 공격 측이 QB을 기준으로 동그랗게 모여서 작전을 지시 받는 대형을 의미한다. 각 팀마다 huddle안에서 선수들이 서는 방식이 정해져 있다. Huddle의 목적은 수비가 공격의 작전을 듣지 못하고, 공격은 QB으로부터 작전을 정확하게 듣기 위해 옹기종기 모이는 것이다. 매 작전의 시작 전에 huddle을 통해 작전을 전달받고 수행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모습이다. 반면에 No-huddle은 새로운 작전을 시작하기 전에 이런 huddle없이 공격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매번 Huddle을 하는 방식은 1918년 Oregon State 대학의 H.W. Hargiss 감독에 의해 처음 도입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미 Pop Warner의 Single Wing 책에는 huddle을 할 때와 하지 않을 때를 구분 지어 어떻게 공격을 전개해 나가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No-huddle의 역사는 이미 미식축구 초창기부터 지속되었다. (Single Wing이 현대 미식축구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No-huddle offense의 발전
Sam Wyche는 선수로서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선수 은퇴를 한 뒤에 1979년 Bill Walsh가 그를 49ers의 어시스턴트 코치로 처음 고용하였다. (Wyche가 Cincinnati에서 QB으로 있을 때 Walsh는 QB 코치였다.) 그리고 그는 Walsh offense(=West Coast offense)를 배웠고, 1984년에 Bengals의 감독이 되었다.
Wyche 감독은 2-minute drill을 60-minute drill(경기 내내 사용한다는 의미)로 바꾼 첫 번째 NFL 코치이다. 그는 감독이 되자마자 no-huddle offense를 경기 내내 사용하고자 하였다. 그가 원하는 no-huddle offense를 장착하는 데에 있어서 OC였던 Bruce Coslet의 도움이 컸다. 그들은 1984년 2라운드에서 Maryland의 QB Norman Julius Boomer Esiason을 뽑았다. (84년 드래프트에선 Esiason 전에 6명의 쿼터백이 뽑혔는데, 그 중에는 John Elway, Jim Kelly, Dan Marino와 같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QB도 있었다.) Wyche와 Coslet은 작전집을 no-huddle에 맞게 뜯어고쳤지만,그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가 운영되기까지 두 시즌이 걸렸다. Esiason은 두 번째 시즌부터 no-huddle offense에 적응해서 플레이할 수 있었다.
Wyche는 상대방이 듣지 못하게 조용히 진행해야 하는 기존의 huddle을 깨고 수비도 공격의 작전을 들리게 말했다. 즉, huddle을 하지 않고 바로 경기장에서 QB이 소리치면서 작전을 전달했다. 모여서 작전을 전달 할 수 없기 때문에 QB은 너도 나도 듣게 소리치면서 작전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
Cincinnati Bengals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no-huddle offense는 성과를 보여서 슈퍼볼 XXIII도 진출하였다. 그렇지만 당시 왕조를 건설 중이던 Walsh 감독과 QB Joe Montana의 San Francisco 49ers에게 20-16으로 패했다. 화려했던 전성기는 짧게 끝났다.
No-huddle offense의 목적과 장단점
No-huddle offense는 상대방의 일반적인 회복 시간을 빼앗아, 결국 경기의 끝에서 너무 지쳐서 대항할 힘을 못 쓰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Bengals의 no-huddle offense는 단순히 수비의 리듬을 빼앗아 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상황에 따른 선수 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수비는 항상 공격의 모습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통은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Down and Distance; 즉 공격이 얼마나 더 전진해야 하는가)과 함께, 공격이 어떤 선수구성을 올려 보내는지가 중요했다. 예를 들어 공격이 FB을 빼고 WR를 한 명 더 넣는다면 공격은 패스를 할 확률이 횔씬 올라가고, 수비는 이에 대응해서 LB를 한 명 빼고 DB 한 명을 대응해서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Bengals가 너무 빠르게 선수교체를 하기 때문에 상대편은 누가 교체됐는지도 알아차리기도 힘들었고 그에 대응되는 선수 구성을 바꾸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수비는 필드에 있는 선수들로 그대로 작전을 수행해야 했고, 상황에 따른 선수들을 교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스 매치가 그만큼 많이 일어났다.
또한 상대방은 연습에서 실제 경기 템포만큼 빠르게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연습도 하지 못한다는 장점도 있었다.
그렇지만 QB에게 요구되는 것도 많았다. 빠르게 선수를 교체하는 만큼, QB은 작전의 모든 포메이션과 선수구성을 알고 있어야 했고, 어떤 선수 구성이 투입되는지에 따라서 어떤 작전을 해야 할지 알고 있어야 했다. 상대방에 불친절한 만큼 우리 선수에게도 불친절하였다.
No-huddle offense의 순서
이 방법은 Wyche 감독이 사용했던 방법으로 no-huddle offense를 운영하는 여러 방식 중에 하나에 불과하다. 팀마다 서로 매우 상이할 수 있다.
플레이가 끝나면 감독은 다음에 필요한 선수들을 교체한다. 그리고 한 손으론 교체된 선수 구성을 전달하고, 다른 손으로는 다음에 할 작전을 전달한다.
QB은 수신된 선수구성을 소리쳐 전달하면 이미 올라와 있던 선수들 중에서 이번 작전에 자신이 해당되지 않으면 밖으로 나갔다. QB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집중을 하고 내가 이번에 있어야 하는지 나가야 하는지를 알아들을 수 있어야 했다.
그러면 QB은 지금의 선수구성으로 수신된 작전을 할 수 있는 포메이션을 생각해서 자신이 원하는 포메이션을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이것이 불과 첫 5초 정도에 일어나는 일이다.
QB이 다음에 할 플레이와 포메이션을 결정하면, 다른 선수들이 알 수 있게 다음 플레이와 포메이션을 소리쳐 전달한다. 그렇지만 수비도 바보가 아니라서 정직하게 말하면 파악되기 때문에 나름의 코드를 만들어서 전달했다.
<Auburn’s offense runs no-huddle drills>
https://youtu.be/FtjsfE28WMA?si=XRIMVjdheQBRy5lu
연습 영상이기는 하지만 작전명을 소리쳐서 전달하고 모든 선수들이 일산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Wyche 감독 밑에서 QB으로 있었던 Pawlawski가 설명하는 작전 코드명>
https://youtu.be/XrYDdwFnMxQ?si=6tZHABIisDOjALiO
같은 작전을 사용해도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게 코드를 만들다 보니까 오히려 똑같은 작전을 지칭하는 코드명이 너무 많이 늘어나서 전체적인 오팬스가 복잡해지는 단점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진짜 작전을 떠올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장점이었던 빠른 템포가 느려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생겼다. 특히나 새로운 선수는 적응하는 데 더 오래 걸렸다.
그래서 현대의 no-huddle offense에서는 한 경기에서 많이 쓰일 작전에 대해서만 많으면 2-3개 정도의 코드명을 붙여서 사용한다.
QB은 작전에 맞는 포메이션과 플레이를 선택하는 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렇게 하는 와중에 수비도 파악해야 하고, 상대방에 맞는 audible도 전달해야 했다.
* Audible은 공격이 이미 다음에 할 작전을 결정하고 위치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QB이 상대방의 수비를 보고 하려고 하는 작전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을 때, QB의 재량으로 작전을 바꾸는 행동을 의미한다.
K-Gun offense
1988년 시즌 Buffalo Bills의 코치 Marv Levy는 Bengals의 no-huddle offense는 경기장에 12-13명의 선수가 동시에 있어 규칙 위반이라고 하였다. Bengals가 빠르게 선수를 교체하기 때문에 동시에 11명 이상의 선수가 경기장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Bengals는 선수 교체 중이었다고 대응하였고, 공식 규칙에서도 huddle 안에 11명 이상이 있는 것을 반칙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선수교체의 상황은 규칙 위반의 대상이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트집을 잡았던 Buffalo Bills는 QB Jim Kelly를 shotgun위치에 세우고 이른바 K-Gun이라고 하는 자신들 나름의 빠른 템포의 no-huddle offense를 운영했다.
K-Gun도 나름 성공을 거두었는데, 시스템과 QB의 조화가 절묘했다. Kelly는 NFL에 오기 전에 USFL(United States Football League)의 Houston Gamblers에서 뛰었는데, 그곳에는 Run-and-shoot offense의 Mouse Davis가 OC로 있었다. Davis는 Kelly에게 QB이 알아야 하는 릴리즈와 빠른 수비 파악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것이 K-Gun 성공의 한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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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un은 Kelly의 K에서 따온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사실은 TE Keith McKeller의 별명 Killer에서 따온 것이다. McKeller는 TE로 블락과 패스 캐칭 모두 잘했던 선수로, no-huddle에서 선수구성 변화 없이 상대방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했다.
Bengals의 no-huddle과 Bills의 K-gun의 큰 차이는 QB이 스스로 플레이 콜을 하는지 유무이다. Bills QB Kelly는 스스로 작전을 직접 지시하였다. (Kelly는 스스로 작전을 내린 마지막 QB이다.) K-gun의 작전집에는 35-40개 정도의 작전만이 있었다. 그것도 경기를 준비하면서 상대에 맞게 더 많이 줄였다.
Kelly는 모든 것이 속도전이라고 하였다. 그는 QB은 ball-carrier가 태클 당하자마자 down and distance와 필드 포지션을 봐서 상황을 파악해야 하고 다음 작전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OL이 수행할 pass protection도 생각해야 한다. Scrimmage line에 다음 작전을 위해 바로 라인업 하고 나서는 수비를 보고파악해야 했다.
Kelly는 이런 복잡한 과정을 간단하게 바꿨는데, 박스에 수비수가 7명이 있으면 런을 하고 8명이 있으면 패스를 하는 방식으로 단순화하여 접근하였다.
이렇게 운영되는 공격의 빠른 템포로 인해 수비는 교체를 하기 힘들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지쳤고, 나중에는 pass rush는 줄어들고 수비 선수 구성을 바꿀 수도 없었기 때문에 커버리지도 감추기 힘들어하였다.
그렇지만 Bills는 4번의 슈퍼볼에서 모두 졌다. 그렇지만 Bills가 거둔 4번의 AFC 타이틀과 정규시즌 49승은 주목할 만하다.
Bengals의 no-huddle offense와 K-gun 모두 빠른 템포로 수비를 지치게 만들어 무력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두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결국 슈퍼볼 승리를 하지 못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현대 수비와 No-huddle offense
현대 미식축구는 공격과 수비할 것 없이 매우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QB에게 모든 작전을 맡기는 no-huddle offense를 더 이상 볼 수는 없다.
진정한 의미의 no-huddle offense는 아니지만 2009년 Indianapolis Colts QB Peyton Manning은 비슷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OC가 세 가지 작전을 전달하면 Manning은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진행하였다. Wyche는 이것을 no-huddle은 아니지만 sugar-huddle이라고 불렀다.
그렇지만 Sugar-huddle이라고 해도 가장 뛰어난 역대 QB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히는 Manning 정도의 능력이 되어야 운영이 가능한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현대의 프로 미식축구는 수비는 스냅 전에 자신들의 진짜 작전을 잘 안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스냅 전의 수비 모습만 보고 QB은 옳은 작전을 선택하기 힘들다. 또한 no-huddle offenses는 빠르게 작전을 선택하고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작전의 다양성이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은 같은 작전을 반복하게 되고, 특히나 프로 수준에서는 이런 단순성은 언젠가 파악될 수 밖에 없다. (2)
그래서 no-huddle offense는 팀 전체를 운영하는 철학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도 중요한 순간의 템포를 유리하게 가져오고 수비를 혼란스럽게 하는 방식으로 경기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
<Manning leads 21 points comeback in 4 minutes>
https://youtu.be/al13DoOFp78?si=ghZPhx-ye3AklLfY
Peyton Manning이 huddle을 하지 않고 바로바로 작전 지시를 하면서 공격을 이끄는 운영 능력을 볼 수 있다.
참조
(1) Sports Illustrated Blood, Sweat and Chalk. The Ultimate Football Playbook. By Tim Layden
(2) Hybrids: The Making of a Modern Defense. Kindle Edition. By Alexander, C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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